[데이터 양극화] ① 디지털 원유 '데이터', DX 빠른 업종에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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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4-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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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금융·제조·보험업 '데이터 중력' 커져

  • 데이터·서비스 집중시 오히려 '성장 둔화'

  • 코어·엣지·클라우드 잇는 IT구조 활용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경제의 핵심 생산요소로 꼽히는 '데이터'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데이터가 수집·소비되는 양상에는 업종별 차이가 있고, 특히 디지털전환(DX)이 빠른 업종을 중심으로 데이터의 축적과 분석이 활발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은행, 금융서비스, 제조, 보험 등의 업종에서 데이터의 집중도가 높고, 이에 따라 해당 업종이 위치한 주요 도시의 기업들이 주고받는 데이터의 교환량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53개 대도시의 글로벌 2000대 기업들은 작년 기준 2500페타바이트(PB) 미만인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저장소의 규모를 4년간 연평균 52%씩 늘려 오는 2024년까지 2만PB 수준으로 확장해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소수의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인프라에 데이터를 집중시키는 대신 효율적인 코어·엣지·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잘 연계한 하이브리드 IT의 필요성이 대두된다.

데이터센터 기업 디지털리얼티는 최근 DX 과제를 해결하려는 기업을 위해 '데이터 중력 지표(DGx·Data Gravity Index)' 보고서 개정판(1.5버전)을 발간했다. 서울, 뉴욕, 런던, 홍콩, 암스테르담, 싱가포르, 시드니 등 세계 주요 대도시 53곳에 위치한 23개 업종별 기업들의 데이터 증가 속도와 DGx라는 지표를 분석해 제시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9년 8월부터 작년 8월까지 세계 주요 대도시에 자리잡고 있는 글로벌 2000대 기업의 특성, GDP, 인구, 직원 수, 기술통계, 테크노그래픽스, IT비용, 네트워크 평균 대역폭과 지연시간과 데이터 흐름 등 각 대도시의 변수를 분석한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데이터중력 지수 산출 공식. [자료=디지털리얼티]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금융서비스, 제조, 보험 업종이 초당 기가바이트(GB/s)로 측정되는 '데이터 중력' 값과 증가율이 크고 높은 산업으로 분류됐다. 이 업종은 디지털 가속화, 디지털기반 상호작용, 데이터교환량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은행과 금융서비스 기업은 지역별 뱅킹·금융허브 성장에 따라 데이터중력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2000대 기업 중 이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의 데이터 중력은 오는 2024년까지 연평균 146% 증가해, 작년 23.5GB/s에서 2024년 866.6GB/s로 커진다. 런던, 뉴욕, 도쿄, 파리, 홍콩, 암스테르담, 베이징, 실리콘밸리, 프랑크푸르트, 토론토, 싱가포르, 워싱턴D.C., 샬롯, 시드니, 밀라노, 서울 순으로 데이터 중력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보험업계도 비대면 영업 등 디지털기반 상호작용이 확대되고 중요해짐에 따라 데이터중력 강도가 강해질 전망이다. 이 업종에 해당하는 전세계 기업들의 데이터 중력은 작년 7.0GB/s에서 오는 2024년까지 244.2GB/s로 연평균 143%씩 커진다. 또 이 업종의 경우 주요 도시에서 기업간 데이터 교환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도시별 기업간 데이터 교환 규모의 증가세가 큰 순서는 런던, 뉴욕, 도쿄, 파리, 홍콩, 로스앤젤레스, 미니애폴리스, 취리히, 베이징, 토론토, 뮌헨 순이다.

대형 제조사들은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는 흐름에 맞춰 데이터·분석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제조사들이 새로운 데이터 생태계에서 데이터 교환에 참여함으로써 많은 제조업체들이 데이터 중력의 급증을 겪게 된다. 작년 7.25GB/s였던 이 업종의 데이터 중력은 2024년까지 연평균 144% 증가해 257.1GB/s에 달한다. 제조 기업들이 데이터 중력의 영향을 많이 받는 곳은 도쿄, 파리, 런던, 뉴욕, 암스테르담, 홍콩, 싱가포르, 시카고, 베이징 순이다.
 

은행·금융서비스와 보험 업종의 글로벌 데이터중력 전망. [자료=디지털리얼티]


산업 내의 데이터 중력이 클수록 해당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어려워진다. 데이터 중력은 기업의 업무흐름 성과를 억제하고 보안 문제와 비용 증가를 야기한다. 그런데 한 번 거대해진 데이터 중력이 다시 축소되는 일은 자연스럽게 일어나지 않는다. 클라우드와 외부 네트워크로 데이터가 흘러가는 게 일반적인 데이터 트래픽의 방향이 된다. 이때문에 기업에 새로운 데이터 중심 아키텍처(Data-Centric Architecture)가 필요하다. 이용자, 네트워크, 클라우드에서 기업 자체 호스팅 환경으로 데이터가 흘러들어오도록 트래픽 흐름을 뒤집는 게 이 아키텍처의 역할이다.

토니 비숍 디지털리얼티 플랫폼·성장·마케팅 총괄 수석부사장은 "기업들의 DX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데이터 중력 강도의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데이터로 기회를 창출하려는 기업과 서비스 공급자들의 기본요건이 되고 있다"며 "산업군을 막론하고 데이터 중력은 기업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고 지적했다.

조슈아 버긴 아마존웹서비스(AWS) 아웃포스트부문 총괄매니저는 "데이터 중력 지수는 데이터 인접성이 중요한 이유를 보여 준다"며 "디지털리얼티의 데이터 허브와 AWS 아웃포스트를 통해 데이터 교환이 발생하는 곳에서 퍼블릭·프라이빗 데이터 소스를 통합해 하이브리드 인프라를 지속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쿠삭 옐로우브릭 데이터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데이터 중력 지수의 최근 연구 결과는 기업이 데이터 중력을 설계하는 이유를 보여 주며 이를 통해 디지털 비즈니스 성장이 둔화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차세대 하이브리드IT와 데이터 지역화를 활용해 데이터 중력 장벽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이 추 젠레이어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전세계에 185개 이상의 엣지 데이터센터가 있지만 오는 2023년 400~500개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지털리얼티와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 교환이 발생하는 '플랫폼디지털'의 중심에서 엣지에서 코어, 클라우드를 잇는 디지털 워크플로를 이어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데이터 중력 증가에 대처할 수 있는 데이터 중심 아키텍처의 필요성. [자료=디지털리얼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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