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대표 테크 전문 매체 36커 등 중국 현지 언론들이 보도한 기사 헤드라인이다. 여기서 반도체 갑부는 중국 최대 이미지센서(CIS) 업체인 웨이얼구펀(이하 웨이얼, 603501, 상하이거래소) 창업자인 위런룽(虞仁榮)을 말한다. 위런룽은 글로벌 반도체 품귀현상 속 올 들어서만 5차례 반도체 기업의 '지분 사냥'에 나섰다.
올 들어서만 5차례 반도체기업 '지분 사냥'
5일 중국 경제 매체 터우즈제는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반도체기업 첸하이웨이청스마트기술유한회사(이하 첸하이웨이청)의 주요 주주에 핑탄펑위안후이신합작회사(이하 핑탄펑위안후이신)가 새로 이름을 올렸다며 이 배후에 위런룽이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위런룽이 핑탄펑위안후이신을 통해 첸하이웨이청의 지분 약 2%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첸하이웨이청은 주파수,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반도체 칩 연구·개발 기업이다.
위런룽의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반도체 품귀현상에 따른 것으로,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산업 사슬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터우즈제가 풀이했다. 아울러 반도체 품귀 현상에 관련 장비 가격도 껑충 뛸 것이라는 판단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
지난해 위런룽 재산 8조원...반도체 갑부 '등극'
위런룽은 사실 마윈 알리바바 창업자, 마화텅 텐센트 회장 등처럼 유명하진 않지만 중국 '반도체 굴기(崛起·우뚝섬)'를 언급할 때는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중국 반도체 굴기 기대감에 힘입어 단숨에 반도체 갑부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올해로 55세인 위런룽은 칭화대학교에서 무선 통신을 전공한 뒤 중국 서버 제조업체 인스퍼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이후 위런룽은 반도체를 직접 설계해서 판매하면 더 많은 마진을 남길 수 있겠다는 판단 하에 2007년 웨이얼을 설립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41세, 창업에 뛰어들기엔 다소 늦은 나이였다.
그는 투자, 인수합병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넓히는 데 열을 올렸다. 이미지센서 산업의 높은 성장성을 눈여겨본 위런룽은 2018년 팹리스(공장 없이 설계만 하는)업체 슈퍼픽스(思比科·SuperPix) 인수를 시작으로 지난 2019년엔 세계 이미지센서 3위 업체인 미국의 옴니비전까지 인수했다. 옴니비전을 인수할 당시, '뱀이 코끼리를 삼켰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그의 선구안은 제대로 통했다. 공격적인 투자 및 인수합병 덕분에 웨이얼은 승승장구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카메라의 렌즈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이미지 센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웨이얼 주가도 덩달아 상승하면서 그의 재산은 단번에 불어났다. 위런룽의 재산은 지난해 기준 500억 위안(약 8조원)으로 집계돼, '반도체 최고 갑부'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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