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미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 [사진=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지난 3월 8일은 '여성의 날'이었다. 한국에서 여성의 날을 공식 기념한 것은 1985년이지만 전국 행사로 자리 잡은 것은 1987년 6·10 시민항쟁 이후다. 시민항쟁 후 32년이 지난 2018년 양성평등기본법 개정안 통과로 여성의 날이 제정됨으로써 '여성주권'이 확대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자치경찰법)'에 의해 오는 7월 1일부터 전국 17개 광역 시·도에서 자치경찰제가 출발한다. 미 군정부터 논의만 거듭됐던 자치경찰제가 70여년 만에 전국 단위로 첫 출범하는 것이다.

자치경찰제는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추진하는 자치분권종합계획 중 중앙권한의 획기적인 지방이양에 해당하는 과제로서, 자치경찰은 생활안전, 지역교통, 지역경비, 가정·학교폭력 등 주민생활과 밀접한 사무를 수행한다. 7월부터는 관할지역의 생활안전·교통·여성·아동·노약자 등과 밀접한,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주민밀착형 치안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다.

주민밀착형 자치경찰사무를 관장하는 기구는 각 시·도에 설치되는 자치경찰위원회다. 그러므로 각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오랜 산고 끝에 탄생한 자치경찰제의 성공 여부도 합의제 행정기관인 제1기 광역 시·도 자치경찰위원회의 구성과 불가분하다.

자치경찰법 제20조에는 자치경찰위원회의 구성과 관련, 추천으로 시·도의회 2명, 국가경찰위원회 1명, 시·도 교육감 1명,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추천위원회 2명, 지명으로 시·도지사 지명 1명 등 총 7명을 정원으로 하고 있다. 바로 앞 조항인 제19조에는 자치경찰위원회의 '위원은 특정 성(性)이 10분의6을 초과하지 아니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특정 성(性)이 독점하지 않도록 위원 구성 시 선결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이런 규정에도 자치경찰위원회가 남성위원들에 의해 점령되는 지역의 등장 및 확대 가능성이 우려된다. 현재 17개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 구성 상황을 보면 여성위원 2명 예정이 1곳, 1명 예정이 7곳이고, 4곳은 남성위원만으로 구성됐으며, 5곳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여성위원의 배제는 여성만의 문제가 아닌, 민주주의 기본원칙 실현에서 지방민주주의 위기를 드러내는 징후이자 증상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한국은 영국 경제분석기관(EIU)의 '민주주의 지수 2020' 평가에서 '결함 있는 민주국가'에서 '완전한 민주국가' 대열에 재진입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 속 민주주의 지수 최상위의 '완전한 민주국가'라는 지위를 보더라도,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여성 관련 범죄 및 학교폭력 등 증가하고 있는 사회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줄 수 있는 여성위원의 참여가 꼭 필요한 시점이다.

국가는 성별영향분석평가법 제정·시행과 여성발전기본법을 전면 개정한 양성평등기본법의 시행으로 모든 정책과정에 성별 관점이 반영되도록 대의 민주주의 프레임을 혁신하고 있다.

국가는 이미 여성정책의 헌법에 해당하는 양성평등기본법 제5조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양성평등 실현을 위하여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는 의무규정에 따라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 구성에 '특정 성이 10분의6을 초과하지 아니하도록' 법·제도를 마련함으로써 그 이행 약속의 의무를 지켰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듯이, 첫 시·도 자치경찰위원회 위원 구성에 지역사회의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의 경험과 요구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는 것은 이제 자치경찰제의 첫걸음을 힘차게 내디뎌야 하는 17개 광역 시·도의 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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