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내연기관차의 10년 추월할, 전기차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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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입력 2021-04-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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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등장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가진 신형 전기차 출시는 물론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의 강화, 배터리 내재화 선언 등 미래 모빌리티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내연기관 관련 뉴스는 오직 종식 선언을 하는 제작사가 늘고 있다는 것 외에 신기술 관련 소식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미래 모빌리티 산업은 급변하고 있고, 과거의 10년보다 앞으로의 1년이 빨리 바뀔 정도로 주력 산업은 전기차 기반으로 바뀐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직 연간 글로벌 자동차 판매 8000만~9000만대 시장 중 전기차는 300여만대 정도이지만,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2025년이면 연간 전기차 판매 1000만대 시장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도 세력이 완전히 전기차 기반 자율주행차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전기차 기반으로 시장이 급변하다 보니 관련 산업 패러다임 역시 급격히 바뀌고 있다. 물론 산업 체계가 바뀌는 데 10~20년이 소요되는 만큼 현재의 빠른 패러다임 전환은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라 할 수 있다. 준비할 기간이 적은 만큼 경착륙의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직·하청 구조인 자동차 부품사의 경우 2~4차로 갈수록 열악하다 보니 자칫하면 적자로 돌아서는 구조여서 연구개발 등은 남의 일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한 미래 전기차 등에 대한 준비는 거의 불가능해 향후 가장 큰 문제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도태되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는 뜻이다. 엔진과 변속기 부품 1만개 이상은 향후 미래가 보장되지 못하고, 철저한 준비와 함께 경쟁력 제고가 없으면 미래에 존재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애프터마켓 중 중요한 역할을 했던 정비 분야도 이미 레드오션화됐다. 현재의 내연기관차도 내구성이 좋다 보니 고장도 없고 무상 애프터서비스 기간이 늘면서 정비 분야가 이익을 극대화할 사례가 매우 줄었기 때문이다. 그냥 비나 눈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사고차가 많이 들어오길 바란다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하이브리드차나 전기차 등 구조가 완전히 다른 차종의 경우, 일반 정비업체에서 정비를 받을 수 없다. 향후에는 전국적인 정비망을 가진 매머드급 정비업체만 남고 일반 카센터 등은 존재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즉, 물에 담긴 개구리가 뜨거워지는 온도를 못 느끼는 상황이다.

당장 이러한 급변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야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대학에서의 전공 분야라 할 수 있다. 국내 굴지의 대학 석·박사 과정에 기존 내연기관차 전공을 하려는 학생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당연히 미래에 없어지는 전공 과정을 굳이 공부할 학생은 없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기존 내연기관차 전공은 없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배터리, 센서, 인공지능 등의 알고리즘, 자율주행, 전기차, 수소전기차 분야 등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은 미래에 대한 전공이 매우 부족하고 할 수 있는 전공도 적은 상태이며, 이를 가르칠 만한 인스트럭터 양성도 적어서 상황이 여의치 않다. 여기에 자신의 전공만을 고집하는 교수도 많아서 미래의 급변 요소를 반영하는 대학은 매우 적고, 역시 고민은 많아지고 있다. 이미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교육적 기반부터 크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다른 분야도 나타나고 있다. 얼마 전 현대차의 아이오닉5가 최고의 인기를 끌면서 공급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중 유럽으로 수출한 아이오닉5의 생산 물량을 노사가 협의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완성도 높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라서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 라인의 10명에 대비해 3~4명이 없어도 제작이 가능한 모듈형 전기차다. 즉, 투입 인원이 크게 준다는 것이다.

노조에서는 반발하고 나머지 인원이 대한 합의가 안 되다 보니 불협화음이 발생한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강성노조의 이미지에다 노동자 친화 정책을 구사하는 현 정부 입장에서 보면 자동차 제작사의 고민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쌍용차 생존 등 현안이 많아서 자동차 생산현장의 논란은 향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예는 빙산의 일각이라 판단되고, 향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래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래 모빌리티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가 크게 요구된다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서둘러서 미래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기를 바란다. 지금이 산·학·연·관이 뭉쳐서 헤쳐 나가야 할 시기라고 확신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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