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액 급증한 케뱅...수익성 관리 ‘초점’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봄 기자
입력 2021-04-05 08:4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케이뱅크]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수익성에 경고등이 커졌다. 금리가 높은 케이뱅크로 시장의 유동자금이 몰렸지만, 여신 잔액이 수신 증가세를 따라오지 못하면서 예대율이 너무 낮은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케이뱅크 수신잔액은 8조7200억원으로 전달(6조8400억원)보다 2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12월 말까지만 해도 여신 잔액이 3조75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들어 석 달 만에 5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케뱅의 수신액 증가는 5대 시중은행의 예·적금 자금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도 반대되는 흐름이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627조6805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6667억원 줄었으며, 정기적금은 지난 2월 말 기준 36조5555억원에서 지난달 말 35조7171억원으로 8384억원 줄었다.

케이뱅크 수신 잔액이 늘어난 이유로는 시중은행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이 꼽힌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케이뱅크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1.3%로 은행 중에서 가장 높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0.3~0.9%로 0%대에 머무르고 있다.

다양한 제휴처를 통해 고객이 유입된 것도 수신액 증가에 한몫했다. 특히 지난해 6월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실명확인 계좌 발급 제휴를 맺은 효과가 컸다. 지난해 말부터 가상자산 시장이 주목받으면서 SNS나 유튜브, 각종 커뮤니티 등을 통해 케이뱅크에 대한 정보 공유가 활발해졌으며, 이에 따라 수신액이 대폭 늘었다는 게 케이뱅크의 설명이다.

문제는 여신액이 수신액 증가세를 쫓아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말 기준 케이뱅크의 여신액은 약 3조8300억원으로 전달보다는 2800억원 늘었으며, 올해 들어 석 달 동안 약 84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신 잔액이 2배 이상 증가하는 동안 여신 잔액은 28% 증가에 멈춘 것이다.

이에 따라 케이뱅크의 예대율은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예대율이란 예수금 잔액 대비 대출금 잔액 비중을 나타내는 건전성 관리 지표로, 시중은행들은 90%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케이뱅크의 지난 3월 말 기준 예대율은 44%로 지난해 말 평균잔액 기준 예대율인 73% 대비 급감했다.

예대율이 떨어졌다는 건 벌어들이는 이자수익보다 고객에게 지급해야 하는 이자가 그만큼 더 많다는 뜻으로, 은행이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예대마진 의존도가 높은 은행으로선 예대율 하락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는 만큼,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예대율을 높이려면 케이뱅크 입장에선 결국 수신액을 줄이거나 대출을 늘려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 부동산 규제 강화와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 등의 영향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들이 은행권 최고 수준의 금리를 주는 인터넷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케이뱅크는 기업대출 시장 등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한 탓에 개인 대상 대출만으로는 여신이 수신 속도를 따라가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금융당국이 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를 깐깐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점도 예대율 상승을 막는 부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 케이뱅크 관계자는 “예대율은 성장 과도기에서는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며 “다양한 제휴처로 고객을 모집해 수신액을 끌어모았으니 이들 고객이 자연스레 대출상품으로 넘어가는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