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 동향] 글로벌 석유기업도 탈탄소 대비···해상풍력 사업에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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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3-3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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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와 토탈 등 글로벌 석유·가스 기업들이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탄소 배출 규모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신재생 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영국왕립토지위원회는 잉글랜드 및 웨일즈 해역에 계획 중인 4기의 해상풍력 사업자 선정을 위해 해수면 점유권 입찰을 시행했다. 
 
입찰이 진행된 프로젝트들은 잉글랜드 및 웨일즈 주변 해역으로 총 8GW 규모, 6개 프로젝트로 모두 개발될 시 총 700만 가구에 전원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 개발을 통해 연간 가정 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약 19%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해상풍력 입찰에 BP, 토탈과 같은 주요 석유·가스 기업이 사업자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BP는 독일의 발전기업인 EnBW와 합작하는 형태로 총 3GW의 해상풍력단지에 대한 점유권을 부여 받아 처음으로 영국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BP는 이번 입찰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해수면 사용료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탈은 맥쿼리의 자회사 그린 인베스트그룹(Green Investment Group)과 합작해 이번 입찰에 참가했고 총 1.5GW의 해상풍력단지 개발을 위한 해수면 점유권을 부여받았다. 
 
RWE는 별도로 자사의 재생에너지 계열사 RWE Renewables를 통해 이번 입찰에 참가했으며 총 3GW에 해당하는 해상풍력단지 해수면 점유권을 부여받았다. RWE의 해수면 사용료는 이번 경매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사업권 입찰에서 석유·가스 기업은 해상풍력 전문기업보다 해수면 임대료를 높게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입찰에 참여한 해상풍력기업 오스테드는 "이번 입찰에서 최종 결정된 가격이 해상풍력사업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유업계에서는 과도한 임대료 책정에 대해 석유·가스 기업의 해상풍력 시장 진입 의지가 그만큼 높았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해상풍력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석유·가스 기업들이 사업 다각화를 위해서는 그만한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에서다. 
 
실제 BP의 최고경영자(CEO)인 버나드 루니는 "석유 수요의 정점은 2019년으로 끝났다"며 "저탄소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현재보다 10배 늘려 연간 50억 달러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BP는 최근 발표한 에너지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매년 300GW의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이 설치되고, 2030년 이후에는 매년 500GW가 설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후 BP는 지난해 9월 처음으로 미국의 해상풍력 시장에 11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영국의 입찰에도 참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BP에 국한되지 않는다. 노르웨이의 메이저 국영석유회사였던 에퀴노르도 2035년까지 16GW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탈리아의 ENI는 2035년까지 25GW, 프랑스의 토탈은 2025년까지 35GW를 건설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석유 기업들이 탈탄소 시대를 대비해 사업 다각화에 힘쓰는 것 같다"며 "국내 정유사도 시대 흐름에 맞춰 관련 논의를 차차 시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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