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미얀마 쿠데타 속에도 생필품 공급에 힘쓰는 링크루전

[거래처 소매점에 상품을 배송하는 링크루전의 직원들 =2020년 8월, 양곤 (사진=NNA)]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지 약 두 달이 지났다. 미얀마의 사업환경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얀마의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온 일본의 링크루전(linklusion)은 오늘도 농촌지역에 생필품을 공급하기 위해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쿠로야나기 히데노리(黒柳英哲) 창업자 겸 대표는 쿠데타 이후, 종업원들에게 대폭적인 권한위임과 긴급연락체제 구축, 업무 방식 재조정 등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현지 사업을 지키기 위해 노력중이다.

쿠데타 발발 직후 링크루전은 사업을 중단했으나 일주일 후 영업을 재개, 양곤 관구 중 안전상의 이유로 공급을 포기한 2개 군구를 제외한 3개 군구의 영세 소매업자에 상품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

쿠데타 이후에도 차로 2시간 걸리는 가난한 소규모 마을의 식료품 수요에는 변함이 없다. 오히려 다른 유통업자들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링크루전에 대한 의존도는 더 커지고 있다. 2월 이후 판매상황은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많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종업원들의 안전. 배송중 비상사태를 맞이하면, 배송중단을 현장에서 판단하도록 권한을 위임했다. 종업원의 긴급연락체계는 "꽤나 세밀하게 구축했다"고 한다. 연락망에는 전화번호 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자까지 기입했다. 일부 사업자에 한정해 전화가 차단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까운 곳에 사는 사원들을 같은 조에 편성해, 연락이 닿은 사람이 직접 전령역할을 하는 시스템도 만들었다.

인터넷 차단사태는 아나로그 방식으로 극복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된 링크루전 사업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스마트폰을 통해 주문을 받은 상품을 소매점까지 배송하는데 있었다. 판매할 상품을 번거롭게 먼 곳까지 사러 나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많은 소매상들이 거래를 희망해, 거래처는 900여곳까지 늘었다. 다만 미얀마의 농촌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고객도 많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전화로도 주문을 받는 시스템이 지금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한편, 재고관리는 완전하게 자동화되어 있었으나, 인터넷 차단으로 일부 작업을 수기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현장의 업무부담이 증가했다"고 한다.

가장 큰 타격은 은행의 업무중단과 물류 정체다. 은행송금이 불가능해져, 매입처와 영업현장과의 결산을 하루 단위로 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서비스 제공지역에 있는 창고에 대한 운송도 도로차단과 치안악화로 어려움이 많다. 물류 정체로 식용류와 지방에서 재배되는 야채 등이 크게 부족해지고 있으며, 일부 상품 매입가는 계속 급등하고 있다.

■ "중간에 포기하고 싶지 않다"
동일본대지진 이후, NGO 활동을 통해 재해지역 복구를 지원해 온 쿠로야나기 대표가 링크루전을 설립한 것은 2015년. 설립 동기는 "10%의 부유층으로부터 버림받은 90%의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경제구조를 만들고 싶다"는 것. 마이크로 파이낸스 기관을 위한 시스템 사업과 유통사업을 시작하며, 투자가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왔다. 쿠데타로 정세가 급변했으나, "중간에 쉽게 포기하고 싶지 않다"라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링크루전의 쿠로아나기 대표. 쿠데타 이후에도 농촌에서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사진=본인 제공)]


쿠로야나기 대표의 열의에 70여명의 종업원들도 부응했다. 2월 1일, 구데타 발발 당일에도 농촌지역의 물류거점에는 종업원이 전원 시간에 맞춰 출근했다. 양곤에 있는 본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에도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평소 느껴왔던, "근본적으로 성실하다"는 미얀마인들의 장점은 비상사태 속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이런 종업원들에게 무엇을 전해야 할까. 시민들과의 연대와 회사를 둘러싼 현실과의 절충점을 찾은 결과, 2월 하순에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반드시 밝은 미래가 온다. 그 때까지 힘내자". 동시에 링크루전의 사업 의의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런 진심이 통했는지,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거의 모든 종업원들은 여전히 업무에 종사하고 있다.

미얀마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성에 대한 확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성장한다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 정상으로 가는 성장 각도와 시간이, 큰 장애물을 만나 차질이 빚어진 것일 뿐". 올라가야 하는 산길은 더욱 험난해졌다. 다만 쿠로야나기 대표는 여전히 정상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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