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기술장벽 매년 높아져...韓수출길 좁아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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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3-21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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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상의, ‘무역기술장벽(TBT) 동향과 대응과제 연구’ 보고서 발표

  • 정부간 기술표준화 협력 확대, TBT 대응시스템 개선, 민관협력 강화 등 선제적 대응 필요

선진국들의 보호무역주의와 함께 무역기술장벽(TBT, Technical Barriers to Trade)이 높아지는 경향이 짙어짐에 따라 우리나라 기업들의 수출길이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1일 발표한 ‘무역기술장벽 동향과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TBT는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 이후 연평균 11%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8년부터는 3년 연속 3000건 이상의 기술장벽이 생겨나며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최근 15년 사이 전세계 TBT 통보 건수는 3.7배 증가(2005년 897건 → 2020년 3354건)했고, 그 중 우리의 10대 수출국 규제는 이보다 많은 5.2배(2005년 164건 → 2020년 849건) 늘었다.

WTO에 보고된 신규 TBT 통보문(누적기준)은 유해물질 사용제한 등 건강·안전 관련 사항이 1만363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기술규격 등 품질 관련 사항이 4575건, 허위표시 등 소비자 보호 관련 건이 4401건, 환경보호 3444건 순이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847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국 1460건 △EU 1360건 △이스라엘 1230건 △우간다 1227건 순이다. 한국은 9위(1014건)를 차지했다. 우리의 수출 다변화 대상인 신남방지역(인도+아세안, 11개국)의 경우 1866건으로 미국, 중국, EU를 앞섰다.

 

WTO TBT 연도별 통보 현황(1995~2020년) [그래픽-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의 측은 “미중 무역분쟁이나 보호무역주의의 대두로 우리 기업들은 신흥국 등 수출시장 다변화가 절실하지만, 주요 수출국뿐만 아니라 개도국의 수출장벽마저 높아지고 있는 현실”이라며 “건강과 안전관련 규제가 많았던 만큼 정부가 무역기술규제 대응 지원을 적극 확대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대한상의 보고서는 최근 무역기술장벽의 특징으로 디지털·환경관련 규제 강화, 신흥국 규제 증가, 신규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규제 강화 등을 꼽았다.

EU 사이버보안법(2019년), 미국의 연방정보보안관리법(2014년), 중국의 네트워크안전법(2017년) 시행 등 최근 디지털·환경관련 무역기술규제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특히 환경관련 EU의 에코디자인 규정은 에너지효율뿐만 아니라 상품의 내구성·재생가능성을 평가하는 요건까지 향후 더해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사용확대 규정 등의 기술규제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흥국의 TBT 건수 확대 현상도 최근 특징으로 꼽았다. 2017년 저개발국의 TBT 신규 통보건수는 이미 선진국을 넘어섰고, 신흥국은 자국의 산업육성과 소비자 안전보호 측면에서 무역기술장벽을 활용하고 있다.

주요 신흥국들은 상대적으로 자동차 품목 규제가 많았고, 환경·보건관련 규제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무역기술장벽이 강화되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서는 우리가 기존 FTA에서 포함하지 않았던 기술기준이 마련됐다.

주류는 제품표기에 대한 라벨링, 부착방식 등이 정해졌고, 화장품은 동물시험이 금지되거나 시판허가절차가 없어졌다. 정보통신 분야는 특정 암호 및 알고리즘 요구를 금지하는 등 CPTPP 가입을 위해서는 무역기술규제 대비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무역기술장벽에 기업들도 대응역량을 확보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이를 위해 △TBT 신속 대응 △TBT 컨설팅 및 규제대응 정부 지원 활용 △정부 기술협력사업 적극 참여 △기술규제 대응 전문인력 확보 △ESG(사회·환경·지배구조)경영을 통한 글로벌 트렌드 변화 대비 등을 제시했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메가 FTA 타결로 관세는 계속 낮아지는 반면 비관세장벽은 늘어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무역기술규제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장벽”이라며 “보호무역주의가 늘어나는 지금 TBT 극복은 포스트 코로나시대 수출 회복의 필수조건인 만큼 TBT 대응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협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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