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2021 양회] 홍콩 선거제 대폭 손질…입법회 선거 1년 또 연기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03-05 16:1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전인대, 홍콩 선거제 개편 논의···'애국자치항'이 핵심

  • 국제사회 반발 우려도···리커창 "외부세력 간섭 반대"

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 참석한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뒤)과 둥젠화 전직 홍콩 행정장관(앞). [사진=신화통신]   

중국 당국이 홍콩 선거제 개편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이에 따라 오는 9월로 예정된 홍콩 입법회(국회) 선거도 1년 연기될 가능성도 흘러나오고 있다.

◆中전인대, 홍콩 선거제 개편 논의···'애국자치항'이 핵심

2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는 이날 '홍콩특별행정구의 선거제 완비에 관한 결정', 이른 바 홍콩 선거제 개편에 대한 안건(초안)이 제출됐다. 전인대 대표들은 일주일간 회기 중 이번 초안을 검토하게 된다.

이번 홍콩 선거제 개편 핵심은 '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愛國者治港·애국자치항)'는 것이다. 애국자치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월 홍콩 정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한 말이다.  반중국, 홍콩 분열세력은 홍콩 정치권에 발을 들일 수 없음을 예고한 셈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5일 평론에서 "수년간 일부 세력이 '홍콩통치자'라는 이름을 내걸고 공공연히 중국에 반항하고 홍콩을 어지럽히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들이 선거를 조종하고 입법회,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 구의회 등의 의석을 훔쳤다"고 비판했다. 평론은 이같은 세력이 정계에 거침없이 진출할 수 있었던 건 홍콩 선거제도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애국자치항의 근본원칙을 지켜서 홍콩 선거제도 결함을 보완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 홍콩 선거제 대대적 '손질'···9월 홍콩 입법회 선거 1년 또 연기설

이날 전인대에선 홍콩 선거제 개편과 관련 구체적 내용도 언급됐다. 왕천 전인대 부위원장은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 규모와 구성, 선출방식 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선거인단내 입법회 의원 선출 비중 늘리고, 선거인단에 입법회 의원 후보 지명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또 공직선거 후보자격 평가 고위급 심사위원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홍콩 명보는 이번 선거제 개편으로 홍콩 행정장관 선거인단이 현행 1200명에서 1500명으로, 입법회 의원도 70명에서 9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선거인단과 입법회 의원내 구의원 할당 의석이 모두 사라진다. 구의원 선거는 홍콩에서 유일하게 완전 직선제로 치러진다. 지난 2019년 치러진 구의회 선거에선 홍콩내 반정부 시위 여파 속 민주파 세력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사실상 구의원 선거를 통해 선출된 민주파 세력이 입법회나 행정장관 선거인단에 진출하는 것을 차단하고, 친중파에 힘을 실어주는 게 선거제 개편의 핵심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홍콩 선거제 개편으로 오는 9월 예정된 홍콩 입법회 선거가 내년 9월로 1년 재연기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고 5일 보도했다. 홍콩은 지난해 9월 입법회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유로 선거를 1년 전격 연기했었다. 

​◆국제사회 반발 우려도···리커창 "외부세력 간섭 반대"

중국의 홍콩 선거제도 개편을 둘러싸고 국제사회에서는 홍콩 자치권 훼손에 대한 우려 목소리도 커졌다. 지난달 유럽연합(EU)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홍콩의 선거제나 사법 독립이 훼손될 경우 추가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반면 홍콩 문제를 자국 핵심이익으로 규정하고 있는 중국으로선 외부 세력 개입을 용납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리커창 총리는 5일 전인대 정부업무 보고에서 외부 세력을 겨냥해 홍콩 문제에 개입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다만 그는 홍콩 선거제 개편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리 총리는 "우리는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와 '홍콩인이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는 고도의 자치 방침을 관철할 것"이라면서 "특별행정구와 관련된 제도와 체제를 보완하며 국가 안보 수호를 위한 특별행정구의 법 제도와 집행 체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부 세력이 홍콩과 마카오 문제에 개입하는 것을 철저히 막고 억제해야 한다"면서 "홍콩과 마카오를 지원해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을 통해 장기적인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