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성장률 목표 '6% 이상'…習 장기집권·패권경쟁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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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21-03-0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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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 회복

  • 급격한 출구전략 지양 '신중'

  • "美 넘고 최강국" 플랜 가동

  • 첨단기술·가치사슬·내수 강조

  • 국방비 증액, 홍콩 양보 없다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 전경. [사진=신화통신]


중국이 올해 6% 이상의 경제 성장률 달성을 자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성장률이 6.0%였던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선언이다.

올해 공산당 창당 100주년, 내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여부가 드러날 20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경제적 활력을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비 증가율도 다시 상승하는 등 미국과의 패권 전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확인됐다.

◆코로나 이전 성장률 회복, 자신감 드러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막식에서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성장률을 '6% 이상'으로 제시했다.

지난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2.3% 성장하는 데 그쳤다. 경제 회복과 방역에 대한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수치다.

리 총리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에 대해 "경제 회복세를 고려했다"며 "각 방면의 역량을 집중해 개혁·혁신과 고품질 발전을 추진하는 데 유리해졌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 지표 목표치도 개선됐다. 지난해 경기 부양을 위해 3.6%까지 높였던 재정 적자율은 3.2%로 끌어내렸다.

지방채 발행 규모도 지난해 3조7500억 위안에서 올해 3조6500억 위안으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1조 위안 규모로 발행된 방역 특별 국채는 올해 발행되지 않는다.

도시지역 신규 취업자 목표치는 900만명에서 1100만명으로, 실업률 목표치는 6%에서 5.5%로 변경됐다.

다만 신중함도 곳곳에서 묻어난다. 우선 성장률 목표치 자체가 시장 컨센서스(8%대 성장)를 감안하면 상당히 보수적이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상황에 맞게 경제 운용을 하겠다는 복안으로 읽힌다.

재정 적자율과 지방채 발행 규모도 2019년의 2.8%와 2조1500억 위안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과 금융시장에 자금이 몰려 거품 우려가 제기되지만 급격한 출구 전략 시행은 지양하겠다는 신호다.

리 총리는 "거시 정책의 연속성과 안정성을 유지해 경제가 합리적인 구간에서 운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급하게 몸을 돌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5일 열린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에서 정부업무보고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2035년 美 뛰어넘기 플랜 가동

올해 전인대에서는 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과 2035년 장기 발전 전략이 최종 승인된다.

향후 15년 내에 중국이 미국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판가름난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미국을 추월하는 건 예정된 수순이다.

문제는 첨단산업을 지탱할 수 있는 핵심기술 확보와 독자적인 가치 사슬 구축, 강력한 내수 시장 형성이 가능할 지 여부다.

리 총리도 정부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점을 언급했다.

그는 "과학기술의 자립과 자강은 국가 발전의 전략적 버팀목"이라며 연구개발(R&D) 비용을 연평균 7% 이상씩 높여 나가기로 했다.

리 총리는 "산업 기초의 고급화와 산업 사슬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신흥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며 "강대한 내수 시장 형성으로 새로운 발전 전략을 건설하자"고 독려했다.

올해는 장기 집권을 추진 중인 시 주석에게 매우 중요한 한 해다.

오는 7월 창당 100주년 행사와 10월 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6중전회),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이어 10월 20차 당대회까지의 행보가 추가 집권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내부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이뤄내야 한다.

이번 양회를 앞두고 탈빈곤 선포식을 여는 등 빈곤 퇴치 성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방비 다시 오름세, 패권경쟁 포기 없다

중국은 올해 국방비 예산으로 1조3553억 위안(약 236조원)을 책정했다. 전년 대비 6.8% 증가한 액수다.

국방비 증가율은 2019년 7.5%에서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6.6%로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올랐다.

장예쑤이(張業遂) 전인대 대변인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국방비는 경제 발전 수준에 부합한다"며 "국방비의 안정적 증가는 주권과 안보, 발전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와 대만해협 등에서 미국과 끊임없이 충돌하는 중이다. 또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과 영토 분쟁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국방비를 계속 증액하는 건 적어도 태평양 동쪽에서는 패권을 쟁취하겠다는 속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리 총리는 이날 홍콩과 대만에 대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그는 홍콩이 고도의 자치를 누리고 있다고 표현하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에 충실할 것"이라면서도 "안보 수호를 위해 법 집행을 확실히 하고 외부 세력이 홍콩 문제에 간섭하는 것에 단호하게 맞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어떠한 분리주의 행동도 반대하며 이를 단호히 저지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경계심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이번 양회는 경제적으로 코로나 위기 극복을 선언하고 체제 결속을 다지는 장"이라며 "중장기적 경제 운용과 대미 관계 설정, 홍콩 선거제도 변화 등에 대한 광범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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