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자산시장] 리서치 센터장 6인 "증시 변동성 커졌지만 단기 조정…다시 반등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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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1-03-01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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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다 순[사진=각사 제공]


최근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조정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 코로나19 기저효과가 나타나는 올해 3~5월 이후에는 미국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으로 금리 상승세도 진정되고 증시도 다시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 급등락, 미국발 금리 인상 원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중순 이후 3100선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던 코스피는 최근 3거래일간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지난 24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2.45% 하락해 코스피 종가가 3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다음날인 25일에는 3.50% 반등에 성공해 다시 3000선을 회복했으나 26일에는 2.80% 하락하며 3000선에 턱걸이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증시 급등락의 배경으로 모두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을 꼽았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주식시장 밸류에이션 하락 등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오태동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채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 경기 부양책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강화 우려, 3~5월 코로나19 물가 기저효과 등을 꼽았다.

오태동 센터장은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의구심도 함께 높아진다"며 "만약 연준이 테이퍼링을 단행한다면 자산 시장에 충격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우려가 주식시장의 낙폭을 더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금리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이 문제라고 진단했다.

오현석 센터장은 "금리 상승 속도가 지나지게 빨라 시장에 불안감이 형성된 것"이라며 "저금리 환경 속에서 유동성의 힘으로 주가가 올랐는데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이에 따른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지난 1월 시장 급등 구간에서 과하게 유입된 레버리지 자금이 하락 구간에서 부메랑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보다 큰 원인은 예상보다 빠른 금리 상승으로 테크 등 그동안 상승을 주도했던 성장 자산들의 변동성이 커진 탓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세적 하락세 전환 아냐" 한목소리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금리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졌지만 하락세로 돌아서 장기간 이 같은 모습을 보이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근의 국채 금리 인상이 경기 개선 기대감을 반영한 데 따른 결과인 만큼 증시 상승에 긍정적인 요인들이 더 많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연준의 완화적 통화 정책 기조가 확고한 상황에서 최근의 금리 상승은 긴축 가능성까지 과하게 반영하고 있다"며 "국채 입찰 과정에서 수급 요인으로 지난 25일 미 국채 금리가 급등했지만 전반적인 환경은 경기 개선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개선 기대감과 기업들의 이익 기대감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며 "경기가 개선되는 과정에서 금리 상승은 하락장을 야기하는 요인이 아니라 일시적 조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덧붙였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증시 급등락이 단기간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황 센터장은 "금리 상승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며 "장기물 금리의 점진적인 상승은 글로벌 경제 회복 사이클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황 센터장에 따르면 장기 금리 상승에 따른 테이퍼링 우려가 발생해도 기업 영업이익 추정치는 당초 수준대로 되돌아왔다. 실제 2013년 6월과 2015년 12월 금리 텐트럼(발작) 당시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와 외국인의 매수세는 약 4개월 내에 회복됐다.

황 센터장은 "한국 증시는 여전히 외국인 중심의 수급 개선 가능성이 높다"며 "코스피 이익 추정치는 2020년 이후 대만과 함께 아시아 국가 중 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익 성장 기업, 금리 상승 부담 극복 쉬워

전문가들은 국채 금리 급등으로 한국 증시 상승 여력이 떨어진 것은 아니지만 조정 국면이 펼쳐지고 있는 만큼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 또는 업종에 대한 투자를 추천했다.

오현석 센터장은 "금리가 오르는 환경에서는 당장 실적이 부진해도 개선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른 종목에 불리하다"며 "현금 흐름이 좋은 기업이나 당장 실적 개선세가 뚜렷한 기업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오태동 센터장은 "이익이 성장하는 기업들의 경우 금리 상승 부담을 극복하기 쉽기 때문에 이익 전망이 상향 조정될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와 자동차, 유통과 의료 업종을 추천했다.

그는 "반도체와 자동차의 경우 최근 선진국 경기 회복 수혜가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이달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이 발표될 경우 긍정적인 모멘텀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통과 의류에 대해서는 "한국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고 미국과 유럽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2개월가량 경과된 시점에서 통제 조치 완화 소식이 나타나는 등 내수 경기에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이들 주식에 대한 선제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윤창용 센터장 역시 코스피가 실적 장세에 진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실적 개선세가 더 선명하게 드러날 업종을 보는 게 좋을 것"이라며 대형 반도체 및 파운드리, 석유 및 화학 업종을 추천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업과 소재 업종을 추천했다. 그는 "기저효과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및 채권 시장에서의 심리 약화 등으로 채권 금리 상승 흐름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며 "본격적인 조정으로 진입한 것이 아니라면 금리 상승 수혜 업종으로 대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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