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美 국내 '이란 동결자금' 스위스 이전엔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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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2-25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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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부 시기·액수·절차는 추가 협의해야"

  • 10억달러 규모…수년간 분할송금 전망

미국이 한국 내 이란의 동결자금 일부를 스위스로 이전하는 방법에 동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연합뉴스]


미국이 한국 내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 대금 일부를 스위스로 옮기는 방안에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동결자금을 실제로 이란으로 송금하려면 시기·액수 등에 관한 한국과 미국 간 추가 협의가 필요해 보인다.

외교가에서는 동결자금 문제가 일정 부분 해소되면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1월부터 억류 중인 우리나라 유조선 '한국케미'호의 조속한 해제가 가능할 거라고 점친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이 한국 시중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을 스위스로 보내는 방안에 동의했느냐'는 질의에 "(미국이) 동의했다고 보면 되는데, 전체적으로 어떻게 송금할지는 협의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그간 스위스 인도적 교역채널(SHTA)을 이용해 국내 이란 동결자금 일부를 스위스에 있는 이란 계좌로 이전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와 논의해 왔다.

SHTA는 미국 정부 허가를 받은 스위스 의약·의료·식품업체가 이란에 인도적 물품을 수출하면 그 대금을 스위스 은행이 지급 또는 보증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미국이 이 방안에 동의하면서 송금을 위한 기술 문제만 마무리되면 이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은 그간 우리나라에 묶인 자국 자금을 스위스 계좌로 옮기는 과정에서 미국 측 대(對)이란 제재로 다시금 동결될 가능성을 우려해 왔다.
 

미국은 이란이 핵합의(JCPOA)를 준수하면 자국도 핵합의에 복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AP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4일 워싱턴 국무부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한국과 이란은 동결자금 70억 달러(약 7조6000억원) 가운데 10억 달러(약 1억1000만원)가량을 스위스로 송금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24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이란 은행들이 한국이 풀기로 합의한 동결 자산 70억 달러 중 첫 부분인 10억 달러를 현금으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금액이 이란 은행 계좌로 송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구체적인 이체 금액과 시기 등은 향후 협의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알려졌다. 10억 달러를 한 번에 송금하기보다 길게는 수년에 걸쳐 분할 이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이란과 미국이 샅바싸움을 하는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문제가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동결자금 문제를 핵합의 복원 협상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 2018년 5월 이란과 한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대이란 제재를 모두 복원했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개설된 원화 계좌가 동결됐다. 이란 측은 그간 한국 정부에 동결자금 해제를 계속 촉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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