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태우기, 해충보다 익충이 더 많이 죽어…방제효과 부작용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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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1-02-2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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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두렁 태우기 미세먼지만 발생…농촌진흥청 농민에 자제 당부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농촌진흥청은 일반적으로 해충 방제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논두렁 태우기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난해 1월부터 충남·전북·경북도 농업기술원과 함께 논·밭에서 월동하는 병해충의 종류와 밀도를 조사했다. 논두렁 태우기 효과 여부를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다.

우선, 친환경 재배 논이나 관행 농업지역 모두에서 농사에 도움이 되는 익충류(80∼97%)의 월동 밀도가 월등히 높았다. 해충류의 밀도는 5~7%로 낮게 나타났다. 기타 절지동물류(2∼3%)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연구진이 논두렁을 태운 후에는 논과 논두렁 내 익충의 밀도가 크게 감소했고, 소각 이후 4주가 지날 때까지 밀도 회복이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진은 논두렁 태우기가 농작물 생육기 해충 발생량과 피해량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5월 하순 모내기 직후부터 10월 중하순 수확기까지 주요 해충 6종(벼멸구, 애멸구, 흰등멸구, 혹명나방, 먹노린재, 벼물바구미)의 발생량과 피해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소각한 농경지와 소각하지 않은 농경지에서의 해충 발생량과 피해량이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아울러 논두렁 소각 효과를 밝히기 위해 친환경 농업지역에서 문제가 되는 먹노린재의 월동 성충을 채집한 뒤 3, 5, 10cm 깊이에 각각 묻고 지푸라기를 덮어 소각했다. 불을 붙여도 월동 중인 해충이 잠들어 있는 땅속 온도 변화가 극히 적어 열기로 타 죽은 먹노린재가 거의 없었다.

농촌진흥청 작물보호과 김현란 과장은 "논두렁 태우기는 땅속에서 월동하는 해충 방제 효과는 거의 없고, 농사에 도움이 되는 익충류를 더 많이 죽게 한다"라며 "오히려 산불, 미세먼지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음므로, 정월대보름 전후 논두렁 태우기를 자제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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