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다자외교 데뷔전서 中·러시아 압박…"미국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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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2-2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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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취임 한 달 만 다자외교 데뷔전

  • '화상' G7정상회의·뮌헨안보회의 참석해

  • 코백스 지원금 40억달러 추가 지원 결정

  • 中·러시아 언급…"독재정치에 승리해야"

  • "美가 돌아왔다" 동맹 중심 中 대응 시동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주재로 19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열린 G7 정상회의 모습. 스크린의 윗줄 중앙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보인다. 올해 들어 처음 열린 이번 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다자 정상외교 무대에 등장하는 자리라는 점에 시선을 끌었다.[사진=EPA·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한 달 만에 이뤄진 다자외교무대에서 ‘미국의 귀환’을 알리며 중국을 향해 날을 세웠다. 미국의 동맹국 역시 중국에 각을 세우며 미국의 복귀를 환영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부터 강조해 온 ‘가치 동맹 연맹’을 통해 중국을 압박·견제하는 ‘반중(反中) 전선’ 본격화를 알린 셈이다.

19일(이하 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연례 국제안보 포럼인 뮌헨안보회의(MSC)에 연이어 참석하며 취임 한 달 만에 이뤄진 다자외교 데뷔전을 소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G7 정상회의에서 G7 정상들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해결과 경기부양책 추진 등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중국에 대한 대응안도 논의해 주목을 받았다.

이어 참석한 MSC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강조했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 결별을 선언하며 민주주의를 지켜 독재정치에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재정치’를 언급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콕 짚어 거론했다.
 

주요 7개국(G7) 의장국인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총리관저에서 G7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美 통큰 기부···G7 정상들 “중국 공동 대응해야”

G7 정상들은 화상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이겨내면서 보다 확실한 경기 회복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면서 국제 백신 공동구매 프로젝트(코백스) 지원금을 75억 달러(약 8조3000억원)로 확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미국은 최대 40억 달러(약 4조4160억원)를 부담하고, 독일은 15억 유로(약 2조107억원)를 추가로 부담하기로 했다.

아울러 다자주의를 훼손하는 중국에 대한 대응안도 언급했다.

G7 정상들은 “중국의 비시장적 정책과 관행을 해결하기 위해 상의해서 공동대응하겠다”며 미국 주도의 반중 전선 추진을 위한 협력 강화를 다짐했다.

또 향후 보건 위험에 대비한 조기경보와 자료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세계보건협약 체결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자료 제공을 거부한 것을 의식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아프리카에 백신을 보내지 않으면 중국과 러시아가 나설 것”이라고 말해, 코로나19 백신 지원도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선 중국 인권 문제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중국 내 인권 상황과 이 문제에 대해 각국이 협력할 필요성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CNN방송이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미국이 인권문제에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언급하며 중국이 인권유린과 관련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에서 언급된 중국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자치구 인권유린 문제에 대해 “중국에 대가가 있을 것이고 그(시 주석)도 그걸 안다”면서 “내가 하는 것은 우리가 사실은 그들(중국)의 태도에 영향을 주는 유엔과 다른 기구에서 인권의 대표자로서의 우리의 역할을 계속 재천명하리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독일 뮌헨에서 19일(현지시간) 열린 뮌헨안보회의(MSC)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에서 오른쪽으로)이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 미국과 유럽 지도자들은 중국과 러시아에 맞선 공동전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사진=EPA·연합뉴스]

 
◆바이든 中·러시아 짚으며···“민주주의 공격받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MSC 연설에서 “민주주의는 우연히 생기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그것(민주주의)을 지켜야 한다. 그것을 위해 싸워야 하고, 그것을 강화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모델(민주주의)이 역사의 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고, 그것이 우리 미래의 약속을 실현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독재국가에 대해 언급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저격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 등 너무 많은 곳에서 민주주의 전진이 공격받고 있다”며 “독재정치가 향후 최선이라 주장하는 이들과 민주주의가 그런 도전에 대처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들 간에 세계의 미래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장기적인 전략적 경쟁에 함께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는 국제경제 시스템의 토대를 약화하는 중국 정부의 경제적 남용과 강압에 맞서 대응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러시아에 대해선 “러시아는 강하고 긴밀한 대서양 공동체와 협상하는 것보다 개별 국가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는 게 더 쉬우므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을 약화하려 한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금 세계가 민주주의와 독재정권 사이의 ‘변곡점(inflection point)’에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역사가들은 이 순간을 검토·기록할 것이다. 이것이 변곡점”이라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민주주의가 반드시 승리해야 하며, 우리는 민주주의가 여전히 국민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세계에 미국이 돌아왔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면서 동맹국과의 협력을 언급했다.

그는 “대서양 동맹이 돌아왔고, 뒤돌아보지 않고 앞으로 향할 것”이라면서 “하나에 대한 공격은 모두에 대한 공격이다. 이는 우리의 흔들림 없는 맹세”라고 했다.

또 “우리가 힘과 신뢰를 갖고 민주주의 파트너들과 협력한다면 모든 도전에 대처하고 모든 도전자를 앞지를 것”이라면서 “우리의 파트너십은 공유된 민주적 가치에 뿌리를 두고 있기에 오랜 시간 지속하고 성장해왔다”고 부연했다.

AP통신은 “바이든은 미국과 동맹이 처한 도전을 강조하면서 동맹 가치에 의문을 제기했던 트럼프 행정부 시절 경색된 유럽과의 관계 회복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역시 “바이든은 유럽의 파트너들과 동맹에 대한 약속을 확인하면서 다자기구에 퇴짜를 놓고 동맹을 비난하면서 미국 우선주의 접근법으로 유럽과 마찰을 빚어온 트럼프와 대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다자외교 데뷔전에서 보낸 메시지는 ‘믿을 수 있는 미국 목소리의 부활’이었다”면서 “일부 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번 다자외교전을 ‘가상 유럽 여행’으로 비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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