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금 받아도 지갑은 닫았다… '집콕 소비'만 증가

월평균 소득 516만원·소비지출 290만원

평균소비성향 69.6%… -1.7%p 하락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4분기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등에 힘입어 가계소득이 증가했으나 소비지출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가정 내 소비가 증가한 가운데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서비스업종 소비는 감소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별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7000원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가구별 월평균 소득은 516만1000원으로 1.8% 증가했다. 가구소득에서 이자비용, 세금, 헌금과 같은 이전지출 등에 사용하는 비소비지출은 98만6000원으로 0.3% 감소했다.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소득은 417만5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2.3% 증가했다. 흑자액은 126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8.2% 늘었고 흑자율도 30.4%로 지난해 4분기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에 얼마를 사용했는지를 나타내는 평균소비성향은 69.6%로 전년 대비 1.7%포인트 하락했다. 평균소비성향은 △-0.5%포인트 △2분위 -2.3%포인트 △3분위 -3.4%포인트 △4분위 -0.4%포인트 △5분위 -1.6%포인트 등 모든 분위에서 감소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가정 내 소비는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대면서비스업 소비는 지출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며 "이에 따라 소비지출 감소폭이 둔화했고 흑자액은 증가한 반면 평균소비성향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소비지출을 12대 비목별로 보면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47만7000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16.9% 늘었다. 육류, 채소 등의 가격 인상과 소비 증가로 육류(30.5%), 신선수산동물(28.7%),
채소 및 채소가공품(20.5%) 등에서 지출 증가폭이 컸다.

주류와 담배 지출은 4만원으로 전년 대비 12.5% 늘었다. 주류가 22.2%, 담배가 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거·수도·광열 지출도 29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5.5% 증가했다. 월세 등이 포함되는 실제 주거비가 8만2000원으로 1.6% 증가했다. 가정용품·가사서비스 지출은 15만9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5.6% 증가했다. 가전·가정용 기기 지출이 5만3000원으로 33.1% 증가했으며 가구 및 조명 지출도 2만5000원으로 13.7% 늘었다. 반면 가사서비스 지출은 15.4% 줄어들었다.

보건 지출은 27만원을 기록했으며 영양제, 마스크 구입 등의 증가로 의약품과 의료용소모품 지출이 각각 9.4%, 83.7% 증가했다.

교통 지출은 38만4000원으로 2.6% 증가했다. 운송기구연료비 지출은 9.7% 감소했지만 자동차 구입이 37% 늘어났다.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대면서비스업종에서의 지출은 줄어들었다. 오락·문화 지출은 15만5000원으로 전년 동분기 대비 18.7% 감소했다. 국내·외 단체여행, 운동·오락시설 이용 감소로 단체여행비, 운동 및 오락서비스 지출은 각각 89.4%, 23.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음식·숙박 지출은 36만1000원으로 11.3% 감소했다. 외식 및 주점 등 식사비 지출이 11.2% 감소한 35만1000원으로 나타났다.

이미용서비스, 보험이 함께 포함된 기타상품·서비스 지출은 25만원으로 0.3% 증가했다. 이미용서비스 지출이 17.7% 감소했으나 보험지출이 6.7% 늘어났다. 통신 지출도 6.8% 감소했다. 스마트폰 구입이 줄어들면서 통신장비 지출이 16% 감소했다.

교육분야는 학원교육 지출 감소와 고교 무상교육 시행 영향으로 15.2% 감소한 18만6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류와 신발 지출은 17만8000원으로 전년 동분기보다 9.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