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격차’ 삼성전자, 세계 최초 인공지능 HBM-PIM 개발 성공

메모리 반도체, AI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

성능 2배↑·에너지소비 70%↓...“친환경 도모”

삼성전자의 초격차 기술력이 또 한번 입증됐다. 사상 처음으로 데이터를 저장하는 메모리 내부에 연산 작업을 담당하는 프로세서를 장착한 신개념 D램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메모리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한 HBM-PIM을 개발하고 이와 관련한 논문을 반도체 분야의 권위 있는 학회인 ISSCC에서 공개했다고 17일 밝혔다.

PIM(Processing-in-Memory)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 메모리의 내부에 연산 작업이 가능한 프로세서 기능을 탑재하는 신개념 융합기술이다.

삼성전자는 이 PIM 기술을 활용, HBM2(High Bandwidth Memory2) 아쿠아볼트에 AI 엔진을 탑재한 HBM-PIM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HBM-PIM을 AI 시스템에 탑재하는 경우 기존의 HBM2 아쿠아볼트를 사용할 때보다 속도는 약 2배 이상 향상되고 시스템 에너지는 70% 이상 감소한다.

HBM2 아쿠아볼트는 초당 데이터 전송량이 2.4Gb(기가비트)로 풀HD 영화(5GB) 61편 분량인 307GB의 데이터를 1초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를 보유하고 있다.

HBM-PIM 신제품이 양산 단계가 아니어서 양산형 제품과의 직접적인 비교에는 무리가 있지만 아쿠아볼트를 기준으로 보면 5Gb 내외의 초당 데이터 전송량이 기대된다. 다만 이 기대치는 제품 양산 단계에서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에 성공한 신제품의 성능개선은 메모리 내부에서 연산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한 게 포인트다.

D램은 CPU와 메모리가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면서 연산 작업을 수행하는데, HBM-PIM은 자체적으로 일부 연산을 수행할 수 있어 CPU와 데이터를 전부 다 주고받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릭 스티븐스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CELS(컴퓨팅·환경·생명과학)연구실장은 “HBM-PIM은 AI 응용을 위한 성능과 에너지효율 측면에서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안에 다양한 고객사들의 AI 가속기에 HBM-PIM을 탑재해 테스트 검증을 완료할 예정이다.

박광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장(전무)은 “HBM-PIM은 AI 가속기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업계 최초의 인공지능 맞춤형 PIM 솔루션”이라며 “삼성전자는 고객사들과 지속해서 협력을 강화해 PIM 에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인공지능 HBM-PIM.[사진=삼성전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