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동 무너지면 다 죽는다" 용산 쪽방촌 소유자들 집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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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혜 기자
입력 2021-02-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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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자 다음은 후암·갈월…캠프킴까지 공공주택 판 된다" 반발

  • 국토부, 서울시, LH 등 연락처 공유하며 항의 전화 독려

[자료제공=후암특계 1 구역(동자)준비추진위원회]

 
“동자동 무너지면 용산구 다 죽는다. 다음은 후암, 갈월 등 용산구 내 모든 쪽방촌이다. 쪽방촌이 끝이 아니다. 쪽방촌 끝장나는 순간 용산 알짜배기 땅에 임대주택 다 들어선다고 생각하면 된다. 용산구 주민 전체가 정부(국토교통부), 서울시와 싸워야 한다.”

“세입자들은 축제다. 토지 소유주들이 세입자들에게 밀리면 안 된다. 반대 의견서 제출하고 국토부, 서울시,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항의 전화 계속해라.”

정부가 서울역 인근 ‘동자동 쪽방촌’을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는 절차에 돌입하자, 동자동 쪽방촌 소유주는 물론이고 인근 후암·갈월동 등 용산구 쪽방촌 소유자들이 들고 일어섰다. "용산구 다수 지역이 공공주택지구로 묶일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캠프킴 등 알짜부지에 이미 공공주택을 넣기로 했는데 쪽방촌까지 '공공'이 붙은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하자, 용산구 주민들도 '2·4대책 반대'를 위한 집단 움직임에 적극 나서고 있다.   

15일 동자동 등 용산구 쪽방촌 소유주들에 따르면 이들은 국토부, 서울시, LH 등에 동자동 공공주택지구 지정 반대를 위한 의견서를 적극 제출하고 있다. 의견제출서는 이달 19일까지 받기 때문에 짧은 시일 내에 소유주들의 거부 입장을 최대한 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유주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적극 활용해 반대 의견을 모으거나 쪽방촌 관련 기사에 부정적인 댓글을 다는 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용산구청에 민원을 넣거나 국토부에 낼 의견제출서 양식을 공유하며 “가족은 물론이고 형제·자매까지 다 동원하라”고 독려 중이다. 의견제출서를 내는 데 있어서 소유주들이 세입자들에게 수에서 밀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한 쪽방촌 소유주는 “동후암동은 서후암동의 개발계획이 어느 정도 자리잡히면 시작될 것이다. 동후암동도 인근에 닭장 임대촌이 들어오면 집값이 떨어질 것이다. 지금의 서후암, 동자동 1구역이 용산 집값 향방의 관건이다. 세입자들은 축제 분위기다. 의견제출서에서만이라도 세입자들에 지면 안 된다”며 용산구 주민들이 2·4대책에 들고 일어설 것을 강조했다.

이들은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쪽방촌 관련 기사도 공유하면서 “뉴스에 떴다. 댓글 화력 부탁한다”며 반대 댓글을 달 것도 독려했다.

기사 외에도 국토부 등 관련 기관의 연락처와 팩스 번호를 공유하며 적극 반대 의사를 표하고 있다. 의견서의 경우 동자동 주민 외에도 용산구 주민 전체가 보낼 수 있기 때문에 용산 관련 커뮤니티 등을 통해 “용산구 업무를 마비시켜야 한다”며 의견서 양식을 나누는 상황이다.

쪽방촌 소유주 외에도 용산구 주민들은 ‘용산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용산정비창·캠프킴 원안 개발 △타지역 대비 용산에 집중 공급되는 역세권 청년주택 반대 △동자동 주민 협의 없는 택지개발 반대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 역시 국토부, 서울시, 용산구, LH 등의 담당자 연락처를 공유하며 항의 전화와 팩스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러한 집단 움직임이 큰 영향을 발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토부 장관이 쪽방촌 사업의 절차가 합법적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에 말을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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