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트렌드 리포트]서양인 입맛도 훔친 중국의 매운 맛 '라오간마'

곽예지 기자입력 : 2021-02-13 05:00
중국 '라조장' 브랜드 라오간마... 미국·영국 등 서양서 인기몰이 셰프, 운동선수들도 극찬...의류업체서는 로고로 티셔츠까지 제작해 2019년 매출 50억 위안 돌파... 30년째 비상장 원칙 고수

라오간마 [사진=라오간마]

최근 몇 년간 서양의 유명 요리사는 물론, 운동선수와 유명인사들 사이에서 극찬을 받고있는 중국 조미료 브랜드가 있다. 라조장 브랜드인 라오간마(老幹媽)다. 라조장은 건고추, 양파 튀김, 땅콩, 발효콩과 글루탐산일나트륨(MSG)을 섞어 만든 조미료인데, 이 라조장의 중국 대표 브랜드인 라오간마가 전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라오간마가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조미료 중 하나가 됐다며, 라오간마를 조명했다.
서양서 ‘라오간마’ 극찬 릴레이... 대중문화의 아이콘으로 떠올라
“자갈을 라오간마로 양념한다면, 자갈 한 그릇을 다 먹을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에게 밥과 국수만 있다면 라오간마를 더하라.”

지난해 초 영국 유명 요리사 알렉스 러쉬머는 자신의 트위터에 이 같은 글을 남겼다. 라오간마의 특별한 맛과 중독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더 앞서 미국 프로레슬링 선수 존 시나는 자신의 웨이보를 통해 라오간마에 대해 극찬하는 영상을 남겼다. 그는 유창한 중국어로 “이 영상은 광고 영상이 아니다”라며 자신을 라오간마의 엄청난 팬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거의 매일 라오간마를 먹고 있으며, 라오간마는 중국의 문화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등 다수 서양 국가에서 라오간마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라오간마가 ‘대중문화의 아이콘’이 됐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 미국 유명 패션 브랜드인 오프닝세레모니는 지난 2018년 9월 뉴욕 패션위크 기간 라오간마의 로고가 새겨진 후드티를 제작해 판매하기도 했다.

라오간마의 팬클럽까지 있다. 글로벌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에는 라오간마 팬클럽이라는 계정이 있는데 여기에 가입한 회원이 무려 3500명에 달한다. 이들은 이곳에서 라오간마 레시피 등의 게시물을 올리며 라오간마를 매개체로 한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팬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사이먼 스탈리는 “라오간마는 거의 모든 요리와 잘 어울리는 소스”라며 “‘롱런’하는 조미료의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라오간마를 모티프로한 새로운 조미료까지 제작됐다. 뉴욕의 유명 레스토랑 업체인 모모후쿠의 창업자 데이비드 장 대표는 라오간마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담은 조미료 ‘칠리 크런치’를 출시했다. 칠리 크런치는 지난 9월 출시 첫날 몇 시간만에 매진이 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은 뒤 현재까지도 인기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구이저우 작은 음식점에서 제조돼 세계 30개국으로까지... '타오화비 창업주의 힘'
이런 상황이니, 라오간마의 수익도 어마어마하다. 지난 2019년 라오간마의 매출은 50억 위안(약 8600억원)을 넘어섰는데, 이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매출 하락세를 겪던 라오간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4.4% 증가한 것이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것이다. 해외에서 인기가 늘어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현재 라오간마는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30개 국가에서 매일 140만병씩 팔려나가고 있다고 중국증권망은 설명했다.

사실 라오간마는 1984년 중국 구이저우성의 작은 마을에서 탄생한 조미료다. 당시 타오화비(陶華碧) 라오간마 창업주는 운영하는 작은 가게에서 자신이 제조한 고추기름 조미료를 활용한 음식을 팔았다. 그는 어느날 이 조미료가 다 떨어졌다고 하니 손님들이 모두 돌아간 일을 겪고 이 조미료를 사업화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타오 창업주는 1996년 가게 문을 닫고, 그간 모은 자본금으로 라오간마 제조 공장을 세웠다. 그는 차근차근 사업을 확장 시켰고, 더 나은 경영을 위해 경영학 공부까지 하며 회사를 성장시켰다. 결국 라오간마는 구이저우를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고, 2012년 연간 생산액이 33억7000만 위안을 돌파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지난 2014년 타오 창업주가 자신의 남은 지분 1%를 차남인 리먀오싱에게 양도하면서다. 이후 라오간마는 본격적으로 ‘타오화비 이후 시대’에 접어들었고, 이때부터 라오간마의 매출이 조금씩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015년 미공개) 라오간마의 매출은 각각 45억, 44억, 43억을 기록했다.

그러나 라오간마는 향후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전세계 시장에 진출했고, 미국과 영국 등에서 인기를 끌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 5월 타오화비 창업주는 자산 90억 위안으로 포춘 세계 500대 부자 350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정부 지원도 NO, 대출도 NO... 상장도 하지 않는다는 원칙 고수”
주목되는 점은 라오간마는 창업 이래 비상장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라오간마는 기관들의 투자 제안 뿐만 아니라 정부의 지원도 마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타오 창업주가 고수하고 있는 ‘대출 없는 경영’에서 비롯된 전통이라고 한다.

타오 창업주는 과거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창업 초기 정부의 지원 제안이 있었으나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며 “도움 없이도 사업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고, 남에게 손을 벌리지 않고 착실하게 실력을 키울 때 비로소 기업이 생존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라오간마는 대리상이나 공급업체와도 절대 채무관계를 형성하지 않는다. 따라서 라오간마의 회계장부에는 재고, 매출채권, 매입채무 항목이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수십억 위안의 현금 자산만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오 회장은 줄곧 상장과 관련해서도 “상장에 대한 분야는 잘 모른다"면서도 “다만 상장을 하면 다른 사람을 속여 돈을 벌수도 있고, 패가망신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비상장 원칙을 강조했다. 그의 이 같은 정신은 현재 라오간마를 이끌고 있는 두 아들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중국 언론들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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