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커넥트, 미국 '틴더' 운영사에 1.9조원에 팔려…"독립경영·경쟁서비스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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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1-02-10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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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S·구글 등 '영상' 강화하는 IT거인들과 경쟁 발판

  • 기업용 클라우드 영상 솔루션 신사업 성장 가속도

  • 매치그룹 해외시장·영상기술력 보완 역할 맡을 듯

  • 북미 시장서 자체 데이팅앱 등 B2C 경쟁력도 강화

[사진=하이퍼커넥트 제공]


영상 메신저 '아자르'를 운영하는 하이퍼커넥트가 미국 '매치그룹'에 완전히 인수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라이브방송 등 실시간 영상 솔루션 기술 투자와 서비스·제품 사업을 강화하는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거대 IT기업에 맞설 기반을 확보했다. 매치그룹은 데이팅앱 '틴더'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미국 나스닥 상장사다.

10일 하이퍼커넥트는 회사 지분 100%를 매치그룹이 17억2500만달러(약 1조9330억원)에 사들이는 데 양사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수 거래는 2분기 중 완료가 예상된다. 그간 비공식적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불린 하이퍼커넥트가 우리 돈으로 2조원에 가까운 매각대금 액수를 통해 그만한 가치를 지닌 회사였음을 확인받았다.

하이퍼커넥트는 지난 2014년 설립돼 1년만인 2015년부터 영업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창업 초기 시드머니와 2015년 추가 투자로 알토스벤처스·소프트뱅크로부터 1060만달러(약 117억원)를 유치했을 뿐, 후속 가치평가·투자를 받지 않고 고성장세를 이어 왔다. 연결기준 2019년 한 해 매출은 1690억원, 영업이익은 221억원이었고, 작년 상반기 매출은 약 1235억원이었다.
 

하이퍼커넥트 사무실 전경.[사진=하이퍼커넥트 제공]

 
매치그룹, 틴더 등 소셜·데이팅 앱 다수 서비스…텍스트·사진 위주 한계 돌파구 마련

하이퍼커넥트를 산 매치그룹은 틴더를 비롯한 40여종의 소셜 앱을 서비스하고 있는 시가총액 47조원 규모 기업이다. 북미와 유럽에서 선전하며 비게임앱 부문 모바일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수년전부터 일본과 한국 등을 거점 삼아 아시아 지역 공략에 나섰지만 최근까지 그 성과는 신통치 않았다고 평가된다. 여기에 하이퍼커넥트의 역할이 있음직하다.

안상일 하이퍼커넥트 대표는 "북미, 일본 등 거대시장 공략과 함께 더 큰 규모의 글로벌 성장을 위해 매치그룹과 같은 글로벌 선도 업체와 손잡았다"며 "작은 스타트업도 혁신 기술만 있다면 글로벌에서의 사업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하이퍼커넥트가 증명해내고, 기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매치그룹을 파트너로 맞이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매치그룹이 하이퍼커넥트를 인수한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추정된다. 첫째 이유는 영상관련 기술과 전문성 확보를 통한 매치그룹 자체 서비스 전반의 경쟁력 강화다. 매치그룹의 간판 서비스인 틴더는 텍스트 기반 소통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후 이미지 기반 메신저 등을 인수하며 그 서비스의 기술을 틴더 등 기존 서비스에 활용하는 실험을 해 왔다.

하이퍼커넥트는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실시간 영상을 전달하고 양방향 소통을 지원하는 데 경쟁력있는 기반기술과 운영경험을 보유한 기업이다. 최근 서비스 차별화를 위해 영상 처리 기술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는 사례와 관련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있다. 매치그룹이 하이퍼커넥트의 영상 기술을 주요 서비스·브랜드에 활용하고자 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샤르 듀베이(Shar Dubey) 매치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에서 점점 더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됨에 따라 사람들은 더 풍부하고 깊이있는 경험을 원한다"며 "하이퍼커넥트의 라이브 영상 및 오디오 기술은 글로벌 전역의 이용자들이 새로운 사람, 새로운 문화와 연결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매치그룹이 소유한 틴더가 제공하는 동명의 데이팅앱 '틴더'.[사진=틴더 제공]

 
아자르·하쿠나라이브 등 중동·한국서 영상으로 성공 거둔 하이퍼커넥트 입지 활용할 듯

둘째 이유는 매치그룹이 아시아·중동 지역 시장에서 기반을 확보한 하이퍼커넥트를 통해 글로벌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다. 하이퍼커넥트는 수년 전부터 제공한 영상메신저 아자르에 '중동의 카카오톡'이란 별명을 얻으며 성공을 거뒀고, 라이브스트리밍 앱 하쿠나라이브로 2019년 11월 구글플레이 기준 한국 라이브방송 앱 매출 1위를 기록했다.

듀베이 CEO는 "하이퍼커넥트가 갖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글로벌 시장 입지는 매치그룹의 포트폴리오를 보완한다"며 "하이퍼커넥트의 기술을 매치그룹 서비스에 적용해나가는 상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하이퍼커넥트의 혁신기술에 대한 투자도 적극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퍼커넥트는 매치그룹에 인수된 이후에도 독립 경영을 지속하며 현재 출시된 서비스 운영과 기술개발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해외 스타트업 처지로 현지 기업과 경쟁해 성과를 내기 어려웠던 북미 시장에서도 사업을 더 키운다. 매치그룹 내 타 계열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는 데이팅앱 '슬라이드'를 북미 시장에 안착시킬 계획이다.

또 하이퍼커넥트는 설립 초기부터 갈망했던 B2B 솔루션 사업을 조기에 성장시킬 기회를 얻게 됐다. 김정훈 하이퍼커넥트 부사장은 작년말 인터뷰를 통해 클라우드API 서비스로 기업용 영상 솔루션 시장에 진출을 예고했다. 당시 엔터프라이즈 관련 엔지니어링, 사업개발 등 내부조직 준비 상태임을 밝히고 올해 솔루션 베타테스트와 정식 판매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이퍼커넥트가 출시할 B2B 솔루션은 아자르·하쿠나라이브 서비스로 검증된 웹RTC 기반 실시간 고효율 영상서비스 기술을 지원할 전망이다. 매치그룹의 기존 브랜드·서비스가 하이퍼커넥트의 초기 고객이 될 수 있다. 하이퍼커넥트 관계자도 매치그룹과의 이번 합의가 "올해 엔터프라이즈·AI휴먼 기반의 차세대 소셜 서비스 등 신사업 모멘텀"이라고 언급했다.
 

작년 7월 출시된 틴더 1대1 영상채팅 기능. 상대와 매칭된 이후 쓸 수 있다. [사진=틴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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