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 픽업 서비스 미국에선 통하고 한국에선 안 통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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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2-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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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마트를 아마존의 공습으로부터 지켜낸 핵심 서비스는 '클릭앤콜렉트(Click & Collect)'다.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주문하고 집에서 가까운 매장에서 수령하는 방식이다. 미국 전역에 포진된 5300여개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했다. 월마트는 배송비를 아낄 수 있고 소비자는 배송수수료를 아낄 수 있다. 코로나19를 맞아 미국 전역이 패닉 상태에 빠지자 사람들은 월마트로 모였고, 월마트의 실적은 급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식료품 매장픽업 서비스가 잘 먹히지 않는 모양새다. 3일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SSG닷컴은 오는 18일부터 이마트 매장픽업 서비스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23일 이마트 성수점과 서수원점 두 곳에서 '매장픽업 서비스'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지 두달 만이다. 

[사진=SSG닷컴 제공]

서비스 오픈 당시에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정점에 달할 때인 만큼 비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고객들의 주문량이 일평균 10건을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자 이용건수는 급감했다. SSG닷컴은 해당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SSG닷컴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배송 물량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주문 상품을 직접 매장에서 픽업해가겠다는 고객 니즈를 해소하기 위해 시범 도입했지만 이후 SSG닷컴 배송 주문량이 안정화되면서 픽업서비스 이용률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달 동안 운영하면서 픽업 시스템과 데이터를 제대로 축적한 만큼 향후 고객 수요가 생길 시 업그레이드해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마트 역시 자체적으로 점포를 활용한 비대면 서비스를 꾸준히 시도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했다. 2010년 드라이브스루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이용률이 저조해 중단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도 울산점, 광주점에서 운영하던 드라이브 픽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드라이브 픽 서비스는 주로 식품관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활용해왔는데, 고객의 니즈에 따라 식품관 근거리 당일 배송으로 방향을 틀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대형마트는 대도시 중에서도 교통 중심지에 주로 입지하고 있어 픽업 서비스가 발달하기 힘든 형태라고 입을 모은다. 픽업서비스가 활성화될수록 교통 혼잡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고, 이는 곧 물류 효율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아울러 땅이 넓어 자동차가 주 이동 수단인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많아 매장픽업 서비스보다 문앞 배송을 선호하는 특성도 있다.

특히 새벽배송 선호도는 바로 받아봐야 하는 신선식품 장보기 시장에서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마켓컬리, SSG닷컴 등 온라인 장보기 새벽배송이 발달한 이유다. 월마트 역시 상품 카테고리별 매출 비중 가운데 식료품이 56%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신세계백화점 제공]

반면, 우리나라에서도 신선식품 배송이 아닌 패션잡화 픽업서비스는 지난해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SSG닷컴이 신세계백화점과 연계해 선보인 매장 픽업 서비스 '익스프레쓱'은 이용률이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오픈 첫주 대비 40% 신장했다.

비대면 소비를 원하는 3040세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다. 신세계백화점은 단순 매장 픽업에서 나아가 피팅룸, 수선, 교환 서비스를 제공해 차별화했다. 패션잡화류 특성상 고객이 신선식품처럼 바로 배송을 원하지 않는 특성도 한몫했다. 패션잡화의 경우 되레 예약 후 한달씩 기다려서 사는 등 계획된 소비를 하는 경우가 많다.

롯데백화점은 2010년부터 '스마트 픽(smart pick)' 서비스를 내놓았는데, 지난해 이용률이 약 20% 늘었다. 코로나19 재확산이 심화된 10~11월 스마트픽 매출은 전년 대비 44%나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배송비를 절감하고 의류 시착과 교환·반품 등이 가능한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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