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IM' 활성화 고민하는 정부.... 이통3사는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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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용·차현아 기자
입력 2021-02-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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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슬롯에 꽂는 유심과 달리 e심은 단말기 내장방식

  • 이용자는 편리...이통사·제조사 "추가비용 고민" 시큰둥

  • 과기정통부 "정해진 것 없다...제도 개선방안 다각도로 살피는 중"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정부가 'eSIM(e심)' 제도를 국내에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선다. 정부의 움직임과 달리 이동통신 3사는 매출감소와 고객 유치 확보의 어려움을 이유로 e심을 마냥 반가워만은 할 수 없는 상황이다.

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e심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다. e심은 단말기에 끼우는 기존 플라스틱 유심(USIM) 카드 대신 단말기에 내장된 e심 모듈에 번호를 등록하는 차세대 가입자 식별 방식이다. 이통사를 변경해도 유심 카드를 새로 발급받을 필요가 없어 편리하고, 친환경적이다. 이용자 정보를 소프트웨어로 내려받아 설치하면 즉시 번호와 이통사를 변경할 수 있다.

대부분의 e심 단말기는 e심과 기존 나노 유심 슬롯을 함께 갖추고 있다. 이를 활용하면 한 단말기에 여러 회선을 활성화해 이통사와 요금제를 바꿔가며 사용할 수 있다. 이를 '듀얼 심 모드'라고 한다. 따로 단말기를 재부팅하지 않아도 전화 통화는 이통사의 무제한 통화 요금제로, 데이터는 알뜰폰의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로 함께 이용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중국 등 땅이 넓어 이통사가 전국망을 구축하지 못한 국가에서 통신사 2곳의 서비스 커버리지를 함께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유심 슬롯을 제거함으로써 단말기의 크기·형태를 다양화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실제로 크기가 작은 최신 스마트워치는 e심으로 통신 기능을 지원하고 있고, 모토로라의 폴더블 스마트폰 '레이저'는 e심만 탑재함으로써 한층 얇은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었다.

e심이 도입되면 이통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번호 이동절차가 간편해지므로 통신사 간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최근 일본에서는 이동통신 요금 인하 방안의 일환으로 e심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재 국내 이동통신 사업자는 e심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지난해 알뜰폰 사업자 '티플러스'가 e심을 활용한 듀얼 심 서비스를 출시한 것이 전부다. 이통3사 중에 e심 서비스를 지원하는 곳은 없다. 갤럭시S20 시리즈부터 e심을 지원한 삼성전자도 최근 출시한 국내용 갤럭시S21 시리즈에선 e심 모듈을 뺐다.

이통3사가 e심을 꺼리는 배경으로는 매출감소가 꼽힌다. 유심 카드의 가격은 약 7000~8000원 정도지만 실제 원가는 이보다 적은 3000원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RPU(가입자당 매출) 확보도 어려울 수 있다. 이용자 입장에선 자유롭게 타 통신사로 이동할 수 있고, 통화용 번호만 이통3사에서 받고 데이터는 저렴한 알뜰폰으로 이용하는 게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e심이 활성화되더라도 이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아예 없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e심이 유심과 같은 기능을 하기 위해 유심 수준의 보안기술을 탑재하고 있는데, 그 기술에 대한 특허비용 등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현재 e심 다운로드 수수료는 2750원으로 책정되어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당장 결정된 내용이나 추진 계획은 없다"면서도 "(e심 활성화를 위해) 제도적으로 바꿀 것은 없는지 사업자 의견 등을 수렴하며 살피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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