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리다매 지쳐가는 국내 조선업계, 올해는 반등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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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1-2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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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업계가 지난해 전세계 선박 발주 물량 중 43%를 수주하면서 2년 만에 1위를 재탈환했으나 마냥 기뻐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10년 동안 선박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수주를 많이 하더라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점차 박리다매화되는 조선 시장의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올해를 터닝포인트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글로벌 수주 1위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지만 실적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 누적 3분기(1~3분기) 매출액 총합은 21조8902억원으로 2019년 누적 3분기 22조2032억원 대비 오히려 1.41%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총합은 1431억원에서 1277억원으로 다소 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1위를 차지한 것을 감안하면 다소 빛바랜 성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코로나19와 동시에 최근 10여년 동안 지속됐던 선가 하락이 지난해 정점을 기록한 탓이다.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신조선가지수'는 125포인트를 기록해 지난해 1월 130포인트 대비 5포인트 줄었다.

신조선가지수는 새로 만든 배의 가격을 지수화한 것으로 1988년 1월 기준 선박 건조비용을 100으로 놓고 매달 가격을 비교해 매긴다. 지수가 낮을수록 선박 가격이 저렴해졌다는 의미다.

해당지수는 2007년 185포인트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조선업계에서는 2007년 호황기 대비 선박의 가격이 60~70% 줄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최근 대부분 선종별 선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선가는 85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9200만 달러보다 7.6% 하락했다. 수에즈막스급 유조선과 아프라막스급 유조선도 각각 6150만 달러와 4850만 달러에서 5600만 달러와 4600만 달러로 8.9%, 5.2% 가격이 낮아졌다.

선가가 하락한 것은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된 영향이 가장 크나, 조선사의 수주 경쟁이 심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사도 일감 부족 상태에서 중국 조선사와 경쟁을 해야하다보니 저가에 선박을 수주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조선업계는 올해 선박 발주량이 지난해 대비 24%가량 증가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선가 인상을 추진해보겠다는 계획이다. 중고 선박 가격 추이를 나타내는 클락슨 중고 선가 지수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86포인트에서 96포인트로 10포인트 개선됐다. 조선업계는 이를 선박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자연스레 선가 인상을 꾀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일감이 부족한 상황에서 조선소를 운영하면서 인건비 등 고정비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저가로 수주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며 "올해는 친환경 규제 등으로 고가 선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선가도 전체적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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