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MBN에 칼 빼들었다···"왜 따라해" 소송전 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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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21-01-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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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조선 MBN 제공]

트로트 열풍이 트로트 소송전으로 번졌다.

TV조선은 지난 18일 “MBN '보이스 트롯'과 '트롯파이터'가 '내일은 미스트롯'과 '사랑의 콜센타' 포맷을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TV조선은 지난 2019년 '미스트롯'을 시작으로 '사랑의 콜센타' '미스터트롯' 등까지 트롯 관련 프로그램을 연속 히트시키며 명실상부한 '트롯 명가'로 떠올랐다.

TV조선이 트롯 오디션 원조격인 '미스트롯'으로 성공을 거두자 이와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지상파·종편을 가리지 않고 우후죽순 제작됐다. 보통 한 방송사에서 성공한 프로그램을 조금씩만 변형해 제작하는 방송계 관행이 이번에도 작용했다. 실제로 이렇게 방송된 트롯 관련 프로그램들은 화제성과 별개로 높은 시청률을 보장했다.

지난 2년간 수많은 트롯 오디션을 비롯한 관련 프로그램이 쏟아진 가운데 돌연 TV조선이 MBN에 포맷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TV조선 측은 "제작 중단 요청을 요구하며 내용증명을 보냈는데 MBN이 무대응으로 일관한다"며 "오늘이나 내일 사이 소장을 접수할 예정"이라며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또 "방송사의 독창성을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소송을 시작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보도가 나오자 이날 오후 MBN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표절 논란과 전혀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TV조선 '미스트롯'이 전 연령대 여성 출연자들을 대상으로 했다면 '보이스트롯'은 남녀 연예인으로 출연자를 한정했다는 점, '트롯파이터'는 TV조선 '사랑의 콜센타'가 아닌 MBN이 방송한 '트로트퀸' 포맷을 활용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트로트퀸'의 경우 지난해 4월 방송된 '사랑의 콜센타'보다 두 달 앞선 2월 방송됐다.

여기에 더해 MBN은 자사 간판 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인이다' 포맷을 TV조선이 먼저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법적 맞대응을 시사했다.

그렇다면 왜 지금에야 TV조선은 MBN을 향해 이 같은 선전포고를 한 것일까. '미스트롯'과 유사한 트롯 프로그램들은 지상파에도 넘쳐났지만 이들은 소송을 피해갔다.

방송계에 따르면 이번 소송전은 TV조선과 MBN 사이 출연자 겹치기 문제 등으로 갈등이 쌓여 오다 터진 결과물이다. TV조선이 오는 4월 방송될 MBN '보이스킹'을 압박하는 소송전일 가능성 또한 높다는 방송계 안팎의 추측이다. 

양사의 소송전의 결과가 어떻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하 TV조선 입장문 전문.

MBN은 당사의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 포맷을 도용하여, 2019년 11월 '보이스퀸', 2020년 7월 '보이스트롯'을 방송했고, 현재는 '사랑의 콜센타'를 도용한 '트롯파이터'를 방송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TV CHOSUN은 공식적으로 2020년 1월과 2020년 11월 두 차례에 걸쳐 당사의 권리를 침해하는 포맷 도용에 대한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였습니다

하지만 MBN은 1년 여동안 어떠한 응답도 시정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실제 소송을 앞둔 2021년 1월 13일 처음으로 표절논란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이렇듯 지속적으로 시정을 요구함에도 불구하고 MBN의 포맷 도용 행위가 계속되는 바 당사는 '보이스트롯'을 대상으로 포맷 도용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1월 18일 자로 제기했습니다.

이 소송은 단순한 시청률 경쟁을 위한 원조 전쟁이 아니라, 방송가에서 그동안 비일비재하게 일어났던 경계심 없는 마구잡이 포맷 베끼기에 경종을 울리기 위함입니다.

TV CHOSUN은 그동안 소멸해가는 트로트 장르를 신선, 건전하게 부활시켰고 이를 통해 어려운 시기 시청자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국민의 가요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러한 때에 무분별한 짜깁기, 모방, 저질 프로그램의 홍수로 방송콘텐츠 생태계가 교란되고 시청자의 혼란과 피로감으로 트로트 장르의 재소멸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어 소송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현재 소송 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가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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