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취임] '치유와 통합의 하루'...바이든, 링컨과 킹 목사을 향한 임기 첫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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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1-2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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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그간 모든 미국의 위기 상황을 모두 떠안고 있어

  • 바이든 "미국이 단결한다면, 이겨내지 못할 일 없다" 강조

미국 동부시간 기준 2021년 1월 20일 백악관의 주인이 조 바이든 미국 제46대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제49대 부통령으로 바뀌었다.

이날 밤 10시 미국 대통령과 부통령 내외는 워싱턴DC 연방의사당과 연방대법원 사이로 우뚝 솟은 내셔널몰 워싱턴기념탑 사이로 쏘아올려진 취임 축하 불꽃놀이를 바라보며 백악관에서의 첫날을 하루를 마쳤다.
 

20일 밤(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상공의 취임 기념 불꽃놀이를 바라보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사진=유튜브/ABC]


사실상 두 차례에 걸쳐 취임식을 치른 이들은 보랏빛 의상으로 이날 하루를 연 후, 에이브러햄 링컨과 마틴 루터 킹을 강조하며 모든 일정을 마무리했다. 일체의 다른 내용 없이 오로지 '통합'(Unity)과 '연합'(Union)의 메시지로 채워진 것이다.

보랏빛은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을 상징하는 푸른색과 붉은색을 혼합한 색상이며, 링컨과 킹은 각각 남북전쟁이라는 내전을 극복하고 노예제도를 철폐하고 인종차별 불평등을 타파한 물꼬를 틀면서 '미합중국 연합'을 상징하는 위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위기'를 맞은 미국을 이끌어 가야하기에 향후 4년간 백악관에서의 생활이 녹록치 않을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우세하다.

이를 두고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 수석비서관을 지낸 람 이매뉴얼은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서 "링컨은 내전을 겪었고 윌슨과 루즈벨트는 스페인 독감 사태과 대공황을, 케네디와 (린든) 존슨은 각각 냉전과 인종차별에 따른 사회불안을 짊어졌지만, 바이든은 '이 모든 것'을 떠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의 통합과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와 경제 위기, 중국의 도전 등 최근 미국이 처한 모든 어려운 현실 중에서도 미국의 분열을 가장 큰 위협으로 꼽은 것이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결과 미국 전체가 그 어느 때보다 '공화당과 민주당', '친 트럼프와 반 트럼프'로 극심하게 둘로 나뉘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20일 정오(현지시간) 취임식을 위해 미국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 들어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부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색 복장이 아닌 공화당을 가리키는 붉은색과의 혼합색인 '보라색'을 띤 넥타이와 정장을 착용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날 취임식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친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오늘은 미국의 날이자, 민주주의의 날, 역사와 희망의 날"이라면서 "오늘 우리(미국)는 한 후보의 승리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승리를 축하한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민주주의가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배웠다"며 "민주주의는 깨지기 쉽지만, 지금 이 순간 민주주의는 승리했다"고 선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 역사상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시기보다 더 어렵거나 어려운 시기는 거의 없었다"면서 "복구해야 할 것도 치료해야 할 것이 많으며, 세워야할 일도 많다. 그러나 (이 결과) 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금 우리는 위기와 도전의 역사적 순간을 단결해 헤쳐나가야 한다"면서 "미국의 이야기는 우리 중 누구에게만, 우리 중 일부에게만 달려있게 아니고 우리 모두에게 달려 있다"고 촉구했다.

이와 같은 메시지는 이날 저녁 8시50분경 출연한 '미국을 축하하다'(Celebrating America)라는 취임 특별 TV 프로그램에서 전한 짧은 연설에서도 이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이날 오전 정식 취임식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제한된 규모로 축소한 대신 준비한 것이다.

이날 저녁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DC 내셔널몰 링컨기념관에서 "겸손한 마음으로 이곳에, 그리고 링컨 전 대통령과 미국인들 앞에 서있다"면서 "(링컨 전 대통령 당시) 남북전쟁과 고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 때와 같이 미국의 역사에는 우리가 더욱 '미국인'이 될 것을 요구하는 순간들이 있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는 통합을 요구하며, 기회·자유·존엄·존경을 가진 미국인들이 보이는 공동의 사랑으로 우리가 함께 하면 할 수 없는 일은 없다"면서 "혐오·폭력·질병·절망에 맞서 싸우며 누군가가 아닌 우리들 모두가 미국의 이야기를 지켜낼 때 통합은 다시 오게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의 코로나19 대유행 상황과 경제위기, 인종차별과 같은 불평등, 기후위기와 같은 일들이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 상황들은 우리가 이를 이겨낼 수 있을지 물어보고 있지만, (나는) 우리가 함께 그럴 수 있다고 그리고 반드시 그래야 한다고 믿는다. 그 어느 때보다 오늘 미국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강조했다.
 

20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워싱턴DC 링컨 기념관에서 연설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유튜브/A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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