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에 얌체 영업 '눈살'…밀폐된 포차서 노 마스크 '부비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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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1-01-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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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오후 경기 안산시 소재 한 헌팅포차에서 손님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술을 마시며 춤을 추고 있다.

젊은 남녀들이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다. 앉아있는 사람들도 좌석 사이사이 의자를 놓고 다닥다닥 붙어있다. 매장 직원을 빼고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두 명이 전부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황인 1월 15일 오후 8시경 경기 안산시 소재 한 헌팅포차 프랜차이즈의 모습이다.

인근에 거주하는 A씨는 "큰 음악을 틀고 영업을 한다는 건 마스크를 벗고 뛰어 놀라는 것밖에 안 된다"며 "(관리가 안 된다면) 지금까지 소상공인들과 국민들이 힘들게 지켜온 방역수칙과 체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전국이 방역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지만, 일부 업체들이 단속의 눈을 피해 얌체 영업에 나서고 있다. 오전 5시에 문을 열고 '새벽 손님'을 받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일반음식점 방식으로 영업을 하겠다는 지방자치단체와 약속을 어기고 몰래 헌팅술집을 운영하는 식이다.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 시행 중인 거리두기 2.5단계에서 집합금지 업종은 클럽, 나이트, 룸살롱 등 유흥주점과 단란주점, 헌팅포차, 감성주점 등 고위험시설이다. 이중 헌팅포차와 감성주점은 대부분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지만, 술을 마시고 춤을 추거나 게임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감염 위험이 높아 집합금지 대상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에 가면 헌팅포차와 감성주점 등이 영업을 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대다수 지자체들이 경제적인 타격을 고려해 감성포차가 일반음식점 방식으로 영업할 경우 집합금지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대표 번화가인 강남역(서울) 일부 상권을 관리하는 서울 서초구 관계자는 "감성포차 업주들과 '일반음식점으로 운영하겠다'는 협약서를 썼다"고 말했으며, 앞서 언급한 안산시 소재 헌팅포차를 관리하는 단원구 관계자도 "일반음식업으로 영업을 하겠다는 감성술집은 집합금지에서 제외했다. 현장에 나가 메뉴판을 점검하는 등 다른 음식점보다 단속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업체 수가 워낙 많다 보니 지자체가 모든 영업장들을 수시로 점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단속 나올 때만 헌팅포차가 아님을 강조하듯 입구에 '일반음식점'이라고 적힌 종이를 붙여두는 등 꼼수로 방역망을 피해 간다.

게다가 서울은 물론 대구, 전남, 인천 등 전국 곳곳에서 오전 5시부터 '새벽 장사'를 하는 등 변칙 영업도 활개를 치고 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침부터 놀아보자"며 2030 젊은 세대를 끌어모으고 있다.

일각에선 지자체 방역의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영업을 금지하거나 영업을 허용했다면 단속 횟수를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안산 소재 소상인 B씨는 "테이블 간격을 넓히고 발열 체크를 하는 등 기를 쓰고 방역 지침을 준수하고 있는데, 옆 영업장에선 손님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춤을 추고 껴안고 술을 마시고 있다"며 "주변 상인들이 몇 번이나 민원을 넣어도 단속이 안 된다. (영업을 허용하게 했다면) 형평성에 맞게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방대본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년새 7만명을 넘었다. 이중 이동량이 많고 주요 경제활동인구인 20~30대의 비율은 30% 가까이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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