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없이 하루만 열린 北 최고인민회의도 초점은 '경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혜인 기자
입력 2021-01-18 09:1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국무위원회 개편 언급 無…경제 부총리 8명 중 6명 교체

  • 김덕훈 "주요경제 목표 미달…금강산 관광 연차별 계획"

  • 국가예산 전년대비 1.1% 증가…국방, 전년 동일한 15.9%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가 17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헌법상 최고 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에서도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

남측의 정기국회에 해당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회의가 17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진행됐다.

18일 조선중앙통신은 최고인민회의 개최 소식을 전하며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 등이 참석했고, 최 상임위원장이 개회사와 폐회사를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노동당 제8차 대회를 통해 권력 서열 3위로 올라선 조용원 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3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선거되지 않았다.

하루 만에 폐막한 이번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조직문제 △제8차 당 대회가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수행 △2020년 국가예산집행의 결산과 2021년 국가예산 등이 의제로 토의됐다.

눈에 띄는 점은 경제 정책을 이끌어가는 내각 구성원 상당수가 교체됐다는 것이다.

통신에 따르면 김 내각총리가 제의한 내각 성원들이 전원찬성으로 임명됐다. 부총리 8명 중 박정근, 전현철, 김성룡, 리성학, 박훈, 주철규 등 6명이 새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박정근은 국가계획위원장을, 주철규는 농업상을 겸임한다.

장관급 인사인 화학공업상은 마종선, 전력공업상은 김유일, 채취공업상은 김철수, 경공업상은 장경일이 맡는다. 또 철도상은 장춘성, 자원개발상은 김충성, 대외경제상 윤정호, 재정상 고정범, 체신상 주용일, 건설건재공업상 서종진, 내각사무장 김금철, 노동상 진금송, 도시경영상 임경재, 상업상 박혁철, 국가건설감독상 리혁권, 김일성종합대학 총장 겸 교육위원회 고등교육상 리국철, 보건상 최경철, 문화상 승정규, 중앙은행 총재 채성학, 중앙통계국장 리철산, 중앙검찰소장 우상철로 교체됐다.

이 같은 대규모 내각 인사 교체는 ‘김정은식 성과주의’ 인사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경제 분야에서 성과가 없었던 점에 대한 책임을 묻고, 관련 인사 교체로 쇄신을 시도하려 한다는 얘기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최고인민회의에 대해 “내각 구성과 관련해 세대 교체된 새로운 인물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면서 “좀 더 파악해 봐야 알겠지만, 김정은 당 총비서가 강조한 바대로 실무능력, 전문성을 가진 테크노크래트(기술관료)들의 중용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전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목표 달성 실패에 따른 문책 인사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이 이번 내각사업보고를 통해 드러난 점에 주목했다.
 

17일 북한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에 참석한 김덕훈 내각 총리가 연단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 내각총리는 전날 회의 내각 사업 보고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기간 내각의 사업에서는 심중한 결함들이 나타났다”면서 “전력생산목표를 수행하지 못한 것을 비롯해 인민경제 거의 모든 부문에서 5개년 전략수행 기간 내세웠던 주요경제지표들의 목표를 미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외경제 사업을 목적 지향성 있게 발전시켜 나가면 금강산지구를 비롯한 관광 대상 건설을 연차별 계획을 세우고 나날이 변모하는 우리 국가의 모습을 온 세상에 널리 떨치도록 하겠다”고 했다.

임 교수는 “대체로 김정은 당 총비서가 8차 당 대회에서 밝힌 당 중앙위 사업총화보고 틀 내에서 부문별 과제와 사업들이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면서 “김정은 시대 일종의 분권화 개혁정책을 상징하는 사회주의 기업 책임관리제가 여전히 정착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도 주목할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진입 예상으로 주목을 받았던 국무위원회 개편은 없었다. 임 교수는 “국가주석제 도입, 국무위원회 개편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 같다”면서 “일단 모든 역량을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목표 달성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북한의 올해 국가예산지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고, 경제 분야 예산은 0.6% 늘렸다. 

북한이 경제 활성화에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경제건설 부문 예산 증가율이 1%에 못 미친 것으로 최근 3년간 경제건설 부문 예산을 매년 4.9~6.2%씩 늘린 것과 상반된다. 이는 대북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대내외적 어려운 환경이 지속해 경제 돌파구 마련이 어려운 북한의 현실을 보여준다.
 
금속공업과 화학공업 투자에 집중, 기간공업과 농업, 경공업 예산을 0.9% 확대했다. 아울러 과학기술 부문 예산은 1.6% 늘렸고, 국방예산은 지난해와 같은 규모인 지출 총액의 15.9%를 배정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