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시대, 배당 늘려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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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훈 기자
입력 2021-01-1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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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래소·금투협, 자본시장 CEO 좌담회 개최

  • "배당수익률 1%대…기업 배당성향 30%대 유지 필요"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코스피가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을 딛고 올해 초 사상 최초로 3000선을 돌파한 가운데 그동안 한국 증시 발목을 잡았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를 줄이고 배당성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14일 오후 한국거래소 서울사옥에서 열린 '코스피 3000 돌파 기념 자본시장 CEO 좌담회'에서 최근 국내 증시에 대해 "과거 어느 때와도 비교하기 힘든 주식투자 열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센터장은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열풍이 저금리와 부동산 가격 상승, 상대적 박탈감 등에 따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에 따르면 올해 들어 6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의 주식 직접투자 자금 유입규모는 1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는 "24년간 애널리스트를 하면서 처음 보는 강도"라며 "금융자산 3400조원 중 주식이 852조원이고 예금은 1900조원인데 하늘에서 떨어진 돈이 아니라 그동안 축적해온 금융자산 중에서 저금리를 이기지 못해 주식시장으로 들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가격이 너무 높아져서 월급을 받고 빚을 내서 집을 사기 힘들어져 주식으로 들어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개인이 주식투자를 확대하는 것에 대해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의 가계부채가 심각하다고 하지만 가계 금융부채는 1992조원으로 가계 금융자산 4325조원보다 적다"며 "가계소득 정체의 원인이 자영업 부진과 저금리에 따른 이자 수익 감소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은 나름 합리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스피가 1972년 이후 49년간 상승한 햇수는 34년인 반면 하락한 햇수는 15년"이라며 "과거 IMF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들어 2년 연속 코스피가 하락한 경우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투자는 자산 증식을 위해 좋은 선택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센터장은 그동안 국내 증시가 저평가됐던 배경으로 국내 투자자의 한국 주식 외면, 상장 기업들의 높은 이익 변동성, 낮은 배당수익률을 꼽았다. 이 중 최근 주식투자 붐으로 국내 투자자들의 한국 주식 외면에 따른 디스카운트는 완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한국 경제의 반도체 비중을 줄여 기업 이익 변동성을 낮추고 배당성향을 확대해 배당수익률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 변동성을 보면 다른 나라에 비해 심한데 반도체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라며 "최근 2차전지 등 새로운 주력산업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아직 주력 산업에 시클리컬(경기순환) 비중이 높아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배당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상장사의 배당성향도 30%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증시 급등으로 주요국의 배당수익률이 급락했는데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1%에 불과하다"며 "배당은 예상하지 못한 증시 조정이 오더라도 주식을 보유하고 버틸 수 있는 힘인 만큼 상장사의 배당성향을 30%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업계 대표들은 국내 자본시장을 향한 '머니무브'가 경제 성장에 큰 의미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이현승 KB자산운용 사장은 "코스피가 3000이 된 요인에는 글로벌 유동성 증가와 각국 정부의 정책, 한국 기업의 실적 개선 및 성장 동력 확보, '동학개미운동'으로 대변되는 개인의 자금이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주식투자 급증에 대해 "개인투자자가 시장 주체로 떠오른 가장 큰 이유는 개인과 기관, 외국인 간 정보 불균형이 해소됐다는 것"이라며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개인이 시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얻으며 '스마트 개미'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신 SK증권 사장은 "자본시장을 향한 머니무브가 한국 경제 성장에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며 "유통시장이 성장하면 기업들이 발행시장에서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고 기업이 더 발전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단계 더 나아가면 모험자본도 수혈되면서 자본시장 생태계가 활성화할 수 있어 이는 국민 경제 측면에서 선순환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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