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서울시장 출마…10년 전 ‘그 사람들’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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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1-14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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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경원, 安 겨냥, “정치 변곡점마다 정권 도움 준 사람”

  • 나경원-오세훈-안철수 단일화 블랙홀에 정책선거 ‘실종’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먹자골목 인근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 “중요한 정치 변곡점마다 결국 이 정권에 도움을 준 사람이 어떻게 야권을 대표할 수 있단 말이냐”는 날 선 비판을 던지면서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서울 용산 이태원 먹자골목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쉽게 물러서고 유불리를 따지는 사람에겐 이 중대한 선거를 맡길 수 없다”며 이렇게 밝혔다. 나 전 의원의 등판으로 10년 전 ‘그때 그 사람들’이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재회하는 모양새가 됐다.

나경원, 오세훈, 안철수, 박영선 등 이번 선거의 유력주자들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선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물들이다. 이번 선거에 조건부 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당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으로 서울시장에서 사퇴해 보궐 사유가 발생했다. 나 전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해 박원순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른바 ‘아름다운 단일화’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당선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민주당 후보로 나섰지만, 박 전 시장과의 단일화 경선에서 져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 이들 중량급 인사들이 나서면서 정책과 비전 대결보다는 이른바 ‘야권 단일화’ 등 정치공학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도 정책 검증 방안보다 단일화 논의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진석 공관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초선의원 모임인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연자로 나서 “승률을 가장 높일 수 있는 야권 단일화는 기호 2번 단일화”라며 “(안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 하면 좋을지 얘기를 안 하고 계속 간만 본다.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지난 7일 안 대표의 입당 또는 합당 여부에 따라 출마를 결정하겠다고 한 오 전 시장은 연일 합당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11일 ‘합당론’에 불쾌감을 피력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 “출마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앞으로 필연적으로 해결해야 할 단일화의 방법론으로 가장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제안을 당과 유력 후보에게 전하고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데, 사전 조율 없이 갑자기 돌아온 답변으론 적절치 않다”고 했다. 안 대표와의 회동은 기약 없이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입당이나 합당 제안엔 거리를 두고 있다. 지난 9일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만난 것에 이어 전날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예방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유가족을 만나는가 하면, 이날엔 정인이 사건 등으로 불거진 아동학대 예방과 관련 간담회를 가졌다. 국민의힘이 단일화 논란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사이, 보수 인사들과의 만남으로 외연을 넓히는 동시에 국민적 관심사에 대한 이슈 선점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

한편, 단일화 논의에 선을 긋고 있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정부에 △임대차 3법 개정 △징벌적 부동산 세금 철회 등을 요구하며, 재건축‧재개발에 방점을 둔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이걸 기초로 해서 서울시장 후보로 입후보하는 분들이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부동산 문제로 서울시장 선거의 이슈를 전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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