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소비①] 명품은 코로나19 무풍지대…가격 올라도 '오픈런'

오수연 기자입력 : 2021-01-14 08:00

지난 5월 샤넬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 속에서도 명품 시장은 그야 말로 '무풍 지대'다. 인기 명품 브랜드들은 수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열기는 식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한 보복 소비와 '플렉스(Flex·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행위)' 문화가 유행하는 영향이다. 

13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국내 명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4.6% 성장한 약 14조8291억원에 달한다. 전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큰 시장이다. 지난해에는 15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시장 성장세에 명품 시장은 '코로나 무풍 지대'라 불리기도 했다. 거듭된 가격 인상에도 인기가 식지 않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해도 명품 매장 앞은 구매를 기다리는 소비자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지난 7일 새해 벽두부터 깜짝 가격 인상을 했다.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루이비통의 대표 스테디셀러 핸드백 알마BB는 175만원에서 182만원으로 4% 올랐다. 포쉐트 악세수아 핸드백은 78만원에서 98만원으로 25.6%, 토일레트리 파우치15는 51만원에서 60만원으로 17.6% 인상됐다.

이는 지난 가격 인상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루이비통은 지난해 3월 가격 인상 뒤 두 달 만인 5월에 또다시 가격을 조정했다.

앞서 에르메스도 지난 5일 국내 가격을 인상했다.

피코탄18 핸드백은 354만원으로 3.2%, 가든파티36 핸드백은 482만원으로 2.1% 올랐다.

1년 새 가격이 20% 이상 뛰어 '샤테크(샤넬+재테크)' 등 명품 구매를 재테크에 비유하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샤넬은 지난해 5월과 11월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표 상품인 '클래식 플랩백'의 경우, 두 차례 인상을 거치며 스몰 사이즈는 632만원에서 785만원으로 24.2%, 같은 기간 미디움 사이즈는 715만원에서 864만원으로 20.8% 뛰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최악의 불황에도 명품 브랜드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었던 것은 수요는 건재하기 때문이다.

명품 브랜드들이 줄지어 가격을 인상하고 있으나 명품 매장 앞은 구매를 기다리는 소비자로 진을 치고 있다. 인기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개점 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매장 문이 열리자마자 달려가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날 정도다. 코로나19 확산세에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돼 상점가는 썰렁하나, 백화점 명품 매장 앞은 인파로 들끓는다. 대신 줄을 서서 구매해주는 구매 대행 아르바이트도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해 억눌린 소비 욕구가 터져나오는 '보복 소비' 현상과 자신의 부를 뽐내고 과시는 '플렉스'가 유행어로 떠오르는 등 베블런 효과(가격이 오르는 데도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컴패션_미리메리크리스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