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값 10년 만에 51% 껑충…서민음식 물가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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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1-01-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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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비탕·라면·떡볶이·짬뽕 등 외식 물가상승률 상위에 포함

  • "김밥·소주 등 절대 가격 낮아 상승률 커보이는 효과 고려해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10년 전과 비교해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외식 품목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김밥이다. 김밥을 비롯해 라면·짬뽕·소주 등 서민 음식의 대명사로 알려진 품목들이 물가 상승 상위에 줄줄이 올랐다.  

11일 통계청의 2020년 소비자물가지수 39개 외식 품목을 분석한 결과, 10년 전과 비교해 김밥 가격이 가장 많이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51.3%에 달했다. 

그 다음 갈비탕(45.9%), 라면(44.4%), 떡볶이(41.4%), 짬뽕(40.9%), 삼겹살(38.8%)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반면 피자(9.4%)와 햄버거(13.6%), 커피(16.9%), 치킨(18.3%), 생선회(18.7%) 등은 최근 10년 동안 물가 변동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에서도 '서민의 술'로 여겨지는 소주가 가장 많이 올랐다. 10년 사이 33.9% 상승하며 맥주(27.8%), 막걸리(10.6%) 상승률을 상회했다.

소주는 수입 소주 없이 국내 업체만 경쟁하는 반면, 맥주는 수입 맥주가 급증하며 국내 맥주 가격 장벽을 낮췄다는 분석이다.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6캔에 1만원'이 그 예다. 막걸리는 전통주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물가 상승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단, 물가 상승률이 가격의 절대 수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치킨값이 지난해 1만6000원에서 올해 1만7000원으로, 김밥이 3500원에서 4500원으로 똑같이 1000원이 오른 것이지만 상승률은 치킨이 6.25%인 반면 김밥은 28.6%가 된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김밥과 라면, 소주 등은 똑같이 500원을 올려도 다른 외식품목에 비해 가격이 낮아서 상승률이 크게 나올 수 있다"며 "김밥의 경우 최근 10년간 물가 상승률이 1위인데, 이는 김밥의 고급화를 추구하는 김밥 전문점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서민 먹거리를 중심으로 물가가 상승하며 소비자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는 더 커지고 있다.

2012년부터 소비자물가지수는 3%에 못 미치는 저물가 기조가 지속하고 있지만, 외식물가는 2013년부터 2020년까지 8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앞질렀다.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단위: %)[자료=통계청 홈페이지]

상황이 이렇자 밖에서 음식을 사 먹는 것이 사치라는 말까지 나온다. 직장인 이민욱씨(22)는 "최저시급이 조금 넘는 돈을 받는데 식당에서 점심을 사 먹기엔 부담이 크다"면서 "도시락을 싸거나 삼각김밥과 우유 등으로 간단하게 때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에는 외식물가가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0년(0.8%) 이후 20년 만에 최저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식당을 찾는 사람이 줄고, 경기 불황으로 외식가격 상승이 제한되며 물가가 크게 떨어졌다.

이두원 과장은 "외식물가는 해마다 2~3% 정도 올랐다"며 "코로나 시국에서 외식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은 측면이 있어 외식물가 상승률이 예년보다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외식물가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의 기저효과와 더불어 코로나 백신 보급으로 감염병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 그동안 억눌렸던 외식 심리가 분출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1인 가구가 급증하며 배달 수요가 많아졌다. 돼지고기·소고기와 같은 식자재 가격 인상과 인건비, 임대료 등 높아진 운영비도 외식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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