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차관, 최종건 만나 "한국, 美 '부당한 요구'에 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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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1-11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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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건 외교차관, 10~12일 이란 방문

  • 국내 동결된 원유수출대금 문제 논의

  • "한국 정치적 의지 부족했던 탓" 비판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이란으로 가기 위해 출국 수속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이란에 억류된 한국 선박의 조기 해제를 위해 테헤란을 방문한 가운데 이란 정부가 한국에서 이란 원유수출대금이 동결된 것은 미국의 부당한 요구에 한국 정부가 굴복한 탓이라고 비난했다.

11일 이란 정부가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10일(현지시간) 최 차관과 회담한 자리에서 "한국의 행동은 미국의 몸값 요구에 굴복한 것일 뿐으로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란과 한국의 양자 관계 증진은 이 문제(자금 동결)가 해결된 뒤에야 의미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란은 한국과 이 문제(원유수출대금 동결)를 해결하려고 대화했지만 결과가 없었다"면서 "한국에서 이란의 자금이 동결된 것은 잔혹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부과라기보다는 한국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비판했다.

아락치 차관은 또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따른 한국의 자금 동결이 '불법적'이라고 주장, "한국 정부는 이란과 관계에서 최우선 사안(동결 자금 해제)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방법을 찾는 데 진지하게 노력해달라"라고 주문했다.

이에 최 차관은 "이란이 한국 내 동결 자금에 접근하도록 하는 문제는 한국 정부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며 "한국은 이 문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는 점을 확실하게 밝힌다"고 약속했다.

더불어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4일(현지시간)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억류한 한국 선박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자 아락치 차관은 "이란 영해에서 발생한 선박 억류는 오직 기술적, 환경 오염 문제"라며 "이란 사법부가 이 사건을 다루고 있다"라고 답했다. 사법부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2018년 5월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후 대이란 제재를 복원했고, 한국 역시 '세컨더리 보이콧(2차적 제재)' 등을 우려, 제재를 이행하고 있다.

이후 한국과 이란 간 교역은 사실상 중단됐고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개설된 원화 계좌 역시 동결됐다.

이란 정부가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원화 대금 약 70억 달러(약 7조6000억원)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한국 정부에 계좌 동결 해제를 계속해서 촉구해왔다.

그러면서 이란은 한국 정부에 이 자금으로 의약품과 의료장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을 사게 해달라고 요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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