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째 이어진 北 제8차 당대회, '결정서 채택'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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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1-11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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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8차 당대회 11일에도 계속…개막 일주일째

  • 6일차 회의에서 당 중앙지도기관 인선 마무리

  • 제8기 노동당 중앙위원회 1차 전원회의 개최

  • 결정서 재택 작업 돌입…당 대회 폐막도 눈앞

  • 김정은 '당 총비서'로 추대…1인 집권체제 공포

지난 10일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회의실에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차 전원회의가 열렸다고 11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11일에도 계속된다. 지난 5일 개막한 이후 일주일째다. 이날 회의에선 북한의 향후 5년간 당 국가사업과 청사진이 담기는 당 대회 결정서 채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대회는 계속된다”면서 제8기 노동당 중앙위원회 지도기관 성원들의 선거로 조성된 ‘당 대회 결정서 초안 작성위원회’가 제8차 당 대회 결정서 채택을 위한 결정서 초안을 작성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당 대회 6일 차 회의 내용을 전하며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의 위임에 따라 김재룡 대표가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1차 전원회의 결정 내용을 당 대회에 보고했다”고 했다.

이어 “당 대회는 제8기 중앙위원회 지도기관 성원들로 당 대회 결정서 초안 작성위원회를 선거했다”면서 “결정서 초안 작성위원회는 당 대회 보고에 제시된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문제를 연구·토의하는 대표자들의 부분별 협의회를 지도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협의회들에서 제기된 문제들은 종합적으로 심의하고, 결정서 초안을 작성해 당 대회에 제의하는 사업을 하게 된다”며 이날 계속되는 회의에서 결정서 채택과 관련된 토의가 이뤄질 것을 시사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5일 차 회의에서 결정된 당 규약 개정과 당 중앙검사위원회 사업총화 결정서 채택 소식을 전하며, 당 중앙위원회 결정서 채택은 제8기 당 중앙지도기관이 심의해 채택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결정서 심의·채택 시기를 영문판 기사에서 ‘at the next congress’, 결정서 채택이 5년 뒤인 제9차 당 대회에서 이뤄진다는 보도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이후 조선중앙통신이 ‘at the next congress’ 부분을 삭제, 기사를 영문으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오역’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대북 전문가들은 당 대회에서 결정된 관찰사업을 본격적으로 이행하는 데 필요한 ‘당 대회 결정서 채택’이 차기 당 대회에서 이뤄지는 것은 말은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결정서가 공식 채택돼야 법적 효력을 갖게 되고 이에 기초해 당 대회 결정 관철을 위한 본격적인 이행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며 결정서 채택 연기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이어 이번 대회에서 결정서 채택이 이뤄져야 이달 말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적 차원에서 법적 예산 조직적 뒷받침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는 “(이번) 당 대회는 5년 만에 열린 최고의결기구”라면서 “그런데 결정서가 없다면 말이 안 된다. 그랬던 적도 없다”고 지적했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열린 8차 당대회 6일 차 회의 내용을 전하며 “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대회 결정서 채택과 함께 대회 폐막을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날 폐막이 선언되면 지난 1956년 제3차 당 대회 이후 처음으로 당 대회가 일주일 동안 열리게 되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당 대회를 길게 하는 것은 일하는 당 대회 차원에서 꼼꼼하게 향후 과업들을 도출해내기 위함”이라며 “이는 향후 5년, 10년의 북한 생존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고, 그만큼 절박한 것을 방증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북한은 당 대회 네 번째 의제인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를 통해 김 위원장을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했다. 이로써 집권 10년 동안 김 위원장의 당내 공식 직함은 ‘제1비서→위원장→총비서’로 변경됐다.

이는 앞서 북한이 당 규정을 개정해 당 위원회 체제를 비서국 체제로 전환한 것에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당 총비서직을 역임했다.

북한은 지난 2016년 제7차 당 대회에서 비서국 체제였던 당 운영 방식을 위원회 체제로 변경했다가 5년 만에 열린 제8차 당 대회에서 이를 철회, 다시 비서국 체제를 부활시켰다.

김 위원장의 당내 직함 변경은 과거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부여했던 정치적 상징인 ‘총비서’ 직책을 직접 맡음으로써 명실공히 노동당의 최고지도자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양 교수는 “(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한 것은 명실상부한 김정은 유일 집권체제의 개막을 알리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대 관심사로 거론됐던 김여정 제1부부장의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은 없었다. 오히려 이번 인사에서 기존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제외되고, 당 부장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눈에 띄는 것은 ‘김정은 측근’으로 분류되는 조용원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이다.

조 제1부부장은 이번 인사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돼 북한 내 권력 서열 5위로 올라섰다. 특히 당 중앙위원회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 조직비서 직책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박봉주 당 부위원장이 빠지고 조 제1부부장이 포함되면서 김 위원장·최룡해·리병철·김덕훈·조용원 등 기존의 5인 체제를 유지했다. 박 부위원장은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제외된 데 이어 모든 당 직책에서 물러났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열린 8차 당대회 6일 차 회의 내용을 전하며 “당 제8차 대회는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고 보도했다.[사진=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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