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마이데이터ㆍ기업공개 줄초상 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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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1-01-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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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무한 연기 가능성

  • 대출비교 등 기존 서비스도 중단 위기

  • IPO 실패땐 건전성 높일 '뾰족수' 잃어

[사진=카카오페이]


'마윈 리스크'는 올해 카카오페의 가장 큰 암초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의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진출이 무기한 연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마저 나온다. 사업 진출이 좌초될 경우 오는 하반기 기업공개(IPO)에 나서려는 카카오페이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지고, 카카오페이의 기존 사업 모델은 존폐 위기에 봉착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마이데이터 사업은 여러 금융사들이 보유한 개인 신용정보를 모아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사업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이 데이터를 융합해 개인에게 딱 맞는 자산관리를 해주거나 금융상품을 추천할 수 있다. 전례가 없는 금융서비스가 가능해져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린다.
 

[그래픽=아주경제]

 
타 금융사업 경쟁력 하락 불가피··· 현재 서비스 중단해야 할 수도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은 올해 카카오페이의 제1 경영계획이다. '가보지 않은 길'인 만큼 시장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2일에는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총 21개사가 예비허가를 따냈다. 이 중에는 카카오페이의 경쟁 핀테크 8개사도 포함됐다.

지난해 증권사를 인수한 카카오페이는 올해 보험과 대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지만, 마이데이터 시장 진출이 늦어질수록 다른 금융사업도 경쟁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같은 대출·보험 상품이더라도 경쟁 사업자들이 여러 금융사가 보유한 고객 정보를 활용하는 반면, 카카오페이는 한정된 정보에 기반해 서비스를 내놔야 해서다.

당장 현재 운영 중인 서비스 일부를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금융위원회는 '마이데이터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올해 2월까지 본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기존 서비스를 중단하도록 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2019년 10월 '대출비교', 그해 8월 '신용조회', 지난해 3월엔 '자산관리' 서비스를 각각 내놨다. 이는 마이데이터 사업의 겸영·부수업무에 해당한다.

이 서비스들은 비바리퍼블리카(서비스명 '토스'),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등 경쟁사들이 모두 영위하고 있는 사업이다. 카카오페이가 이를 중단하면 사실상 남는 것은 송금 및 결제 서비스뿐이다. 예비허가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핀테크 시장에서조차 도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자본잠식 벗어난 카카오페이, 사활 건 IPO마저 좌초 위기
무엇보다 오는 하반기 계획 중인 IPO에 차질이 불가피한 점이 가장 큰 악재다. 시장은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를 최대 10조원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이 늦어지거나, 아예 좌초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에 마이데이터 사업은 IPO를 위한 선결 과제"라며 "사업 진출이 좌초되면 IPO는 실패로 끝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에 IPO는 올해 마이데이터 진출 다음으로 중요한 과제다. '돈 먹는 하마'인 카카오페이가 불안한 재무구조를 개선할 유일한 방책이어서다.

카카오페이는 각종 무료 수수료 정책으로 35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며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만큼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2019년까지 적자를 이어가며 그해 말 누적 결손금은 1800억원을 넘어섰다. 반면 자기자본은 2300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6월 대주주인 카카오와 알리페이가 1600억원을 증자한 것은 사실상 카카오페이의 자본잠식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카카오페이가 그간 대주주로부터 받은 돈은 4000억원에 달하지만, 이렇다 할 실적을 낸 적은 없다. 카카오페이가 IPO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카카오페이가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과 IPO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IPO에 성공하지 못하면 카카오페이는 기존 사업 모델을 지속하기 어려워진다. 당장 편의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수수료를 조만간 3배 가까이 올린다. 기업에 돈이 없어 내린 극약처방이다. 돈 없는 기간이 더 길어지면 송금 및 결제 수수료 역시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시장에도 뛰어들었는데 최소 5년 이상 적자를 예상해야 한다"며 "현재도 회사에 돈이 없기로 유명한데, IPO 계획마저 차질이 생기면 카카오페이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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