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바이든표 '1조 달러' 부양책 기대감에 최고점 경신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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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1-09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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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틀 연속 고점 경신...다우 3만1097.97·S&P 3824.68·나스닥 1만3201.98

  • '1조' 부양책 정당성...12월 고용 악화에도 바이든 추가 부양책 기대감 커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전날에 이어 최고점 경신 행렬을 이어갔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질서 있는 정권'이양을 약속하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조 바이든 차기 정권에서의 코로나19 사태 수습과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탓이다. 다만, 미국 고용시장이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악화한 요인은 불안감으로 남았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56.84p(0.18%) 상승한 3만1097.97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20.89p(0.55%) 오른 3824.6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4.50p(1.03%) 높아진 1만3201.98에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2021년 첫 거래 주간을 상승세로 마쳤다. 한 주 간 다우지수는 1.61% 높아졌으며,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1.83%와 2.43% 상승했다.
 

한 주 간 다우지수 추이.[자료=시황페이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이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진 상태다.

전날인 7일 지지자들이 의회의사당에 난입해 폭력 점거한 초유의 사태로 여론의 비난이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영상 연설을 통해 질서 있는 평화적인 정권 이양을 약속하고 대선 승복을 표했다.

민주당 지도부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에 이어 이날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전날 사태의 재발 방지를 위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임기 열흘을 남겨둔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정지를 요구한 탓이다. 펜스 부통령은 이에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오는 20일 바이든 당선자 취임식까지 해당 요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날 의회가 바이든 당선자의 선거 승리를 공식적으로 인증한 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승복까지 이어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단 해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백악관·상원·하원을 장악한 '블루웨이브' 정국의 출범이 가까워지면서, 향후 사회 안정과 경기 회복 기대감은 한층 더 커졌다.

앞서 민주당 정권의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와 증세 우려가 컸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회복세를 꺾을만한 과격한 조치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날 바이든 당선자는 다음 주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추가 대규모 부양책의 윤곽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혀 시장의 기대감을 한층 더 자극했다. 해당 소식의 이날 장 초반부터 부양책 수혜뿐 아니라 기술주까지 시장 전반의 상승세가 탄력을 받았다.

다만, 시장은 민주당 중도층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당내 대표적인 중도파인 조 맨친 상원의원이 워싱턴포스트(WP)에서 재난지원금을 1인당 2000달러로 증액하는 방안에 반대한다고 밝히자, 증시는 장중 급락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이후 맨친 의원은 현금 증액에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백신 보급의 시급성과 실업 지원금 등 필요한 곳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해명해 불안감은 다소 해소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차기 정권에서도 민주당 중도층의 입장에 따라 적극적인 경제 회복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빌 밀러 밀러밸류파트너스 창립자는 CNBC에서 "향후 상원이 민주당에 통제될 것이라 걱정하고 있지만, 실상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온건파의 동조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아무것도 통과하지 않을 것"이라면 양당의 핵심 중도파 인사인 맨친(웨스트버지니아·민주당)과 수전 콜린스(메인·공화당) 상원의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래퍼텐글러인베스트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낸시 텐글러는 "증시는 현재 사회가 아닌 미래의 경제 성장을 반영하기 때문에 미래 수익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아직 5차 부양책 자금이 시장에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은 조정세를 겪을 수 있기에, (현재 상황은) 추가 포지션 조정 기회로 간주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와 같은 우려는 작년 12월 고용시장 지표가 '코로나19 실업대란' 당시였던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악화했다는 소식에 더욱 커지고 있다.

이날 미국 노동부는 작년 12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이 전월 대비 14만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5만명 증가에 크게 못 미친 것이다. 성탄절 연휴 여파에 따라 미국의 코로나19 3차 유행세가 더욱 악화하면서 각 주와 지역정부가 방역 통제 조치를 강화한 탓이다. 다만, 지난달 실업률은 작년 11월과 같은 6.7%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6.8%보다 양호했다.

이와 관련해 애덤 크리자풀리 바이탈놀리지 창립자는 CNBC에서 "악화한 고용 지표는 차기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 큰 정부 지원책의 가능성을 높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향후 바이든 정권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 감축) 중지뿐 아니라 '1조'(trillion)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면서 "12월 고용보고서는 바이든 행정부에 충분한 정당성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톰 리 펀드스트래트 창립자 역시 "명확해진 정치권, 풍부한 대기 자금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면서 "최근 며칠을 보면 증시의 주도는 에너지와 경기 순환주, 심지어 아마존의 제외한 임의 소비재 등에서 나왔으며, 이는 올해 전체의 흐름이 어떨 것인지에 대한 전조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뉴욕증시 공포지수로 불리는 VIX지수는 증시 마감시간 기준 3.62% 하락한 21.56을 기록했다. 전날에도 11.13%나 급락했다. 아울러 이날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도 작년 3월 20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1.1%를 넘어섰다.
 
유럽도 상승 행진...'감산 합의' 유가 상승·금 4% 하락

유럽 주요국 증시도 미국 차기 정권이 내놓을 추가 부양책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은 이달 말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학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 밝혀 낙관적 전망에 힘을 실었다.

이날 영국 런던증시의 FTSE100지수는 전 거래일 종가 대비 0.24% 오른 6873.26으로 거래를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증시의 DAX30지수는 0.58% 상승한 1만4049.53으로, 프랑스 파리증시의 CAC40지수 역시 0.65% 오른 5706.88로 장을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도 0.62% 상승한 3645.05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경기 회복 기대감과 더불어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 정책 연장에 합의한 여파다.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10개 비OPEC 산유국 연합체 OPEC+는 2월과 3월 산유량 정책에 합의했다.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2월과 3월 각각 7만5000배럴을 증산하는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약속하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8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41달러(2.8%) 오른 52.24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3월물은 1.61달러(3.0%) 오른 55.99달러를 기록했다. 주간 기준으로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8.1%, 7.7%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몰리면서 국제 금값은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78.20달러(4.1%) 내린 1835.40달러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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