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블라인드] 허인 국민은행장, '연말정산'에 사활 건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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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1-01-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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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체 개발 'KB모바일인증서' 알리는 기회로

  • 빅테크 장악 플랫폼 시장서 경쟁력 키우기

허인 KB국민은행장.  [사진=KB국민은행]


연말정산에 사활을 건 은행장이 있다. '13월의 월급'을 두둑이 받고자 함이 아니다. 연말정산 기간을 '플랫폼 경쟁력' 강화 기회로 보기 때문이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주인공이다.

연말정산과 플랫폼 경쟁력. 연결하기 어려운 주제 같지만, 중간에 국민은행이 자체 개발한 본인 확인 인증서인 'KB 모바일 인증서'를 넣으면 이해하기 쉬워진다.

연말정산을 하려면 본인 확인 인증서가 필요하다. 그런데 지난달 공인인증서의 독점적 지위가 폐지되면서, 이를 대체할 민간 인증서 경쟁이 본격화했다. 특히 연말정산과 같이 공공기관에도 사용 가능한 민간 인증서는 몇개 되지 않는다. 금융권 인증서로는 KB모바일인증서가 유일하다.

오는 15일부터 시작하는 연말정산은 공인인증서 독점 지위가 깨지고 처음 열리는 '국가적 이벤트'다. 민간 인증기관들의 이용자 확보 경쟁은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이 경쟁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두겠다는 게 허 행장의 목표다. 7일 현재 KB모바일인증서 이용자 수는 약 620만명이다. 통신 및 IT 기반의 경쟁 인증서인 'PASS'(1500만명), '카카오페이인증서'(1000만명)에는 밑도는 수치다.

인증 시장을 금융권에 국한시키면 KB모바일인증서 지위는 독보적이다. 금융결제원의 '금융인증서'(100만명)보다 이용자 수가 6배 이상 많다. 그럼에도 허 행장이 전체 인증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빅테크와의 경쟁 때문이다. 빅테크의 금융시장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반대로 빅테크가 장악한 시장에 뛰어들어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허 행장의 목표는 연말정산이 끝나는 다음달 말까지 이용자 1000만명을 확보하는 것이다. 최근 한달간 51만명 늘렸는데, 앞으로 한달 반 동안 400만명을 유치해야 한다.

허 행장은 KB모바일인증서가 인증시장에서 충분히 '먹힐'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비금융 인증서와 달리, KB모바일인증서가 공공기관과 금융사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인증서여서다. 인증서에 유효기간이 없는 점도 강점이다. 다른 인증서들은 2~3년에 한번씩 갱신해야 한다.

KB모바일인증서는 허 행장이 그린 '빅피처' 결과물이기도 하다. 2017년 11월 취임한 허 행장은 이듬해 바로 KB만의 인증서를 개발할 것을 지시했다. 보안과 이용 편의성을 앞세운 민간 인증서 사용이 보편화할 것이라는 전망에서였다. 허 행장의 예측은 적중했다.

지난해 7월 허 행장은 'KB인증서활성화ACE팀'이라는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었다. 원래 연말까지 운용할 예정이었으나 당분간 더 유지하기로 했다. 기존 디지털금융그룹 산하 부서를 각 사업그룹에 편제하면서, TFT는 올해 개인고객그룹으로 이동했다. 자행 개인고객만큼은 인증시장에서 뺏기지 않겠다는 의지다. 국민은행 모바일뱅킹 이용자는 1500만명 이상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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