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2년새 2.2배↑...조선·철광업계, 후판 가격 의견차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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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1-01-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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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강업계 "이제는 올려야 할 때"...적자폭 갈수록 늘어

  • 조선업계 "아직 불황 심각, 가격 인상 시 팔수록 적자"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새해 첫 후판(厚板) 가격 협상에 돌입했지만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보인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지난 2년간 철광석 가격이 2배 이상 급등했으며, 4년 이상 후판 가격을 동결하거나 인하했기 때문에 이번만큼은 후판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를 비롯한 조선업계는 지난해에도 주요 조선사들이 목표수주액을 달성하지 못했으며 여전히 조선업계가 불황인 만큼 후판 가격을 더욱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5일 포스코에 따르면 포스코는 현재 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와 후판가격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계약된 가격은 2월부터 7월까지 납품하는 물량에 반영된다. 현대제철도 지난달부터 올해 상반기 납품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후판 가격은 포스코와 한국조선해양의 협상가격을 기준으로 나머지 회사들의 가격이 정해진다. 현재 선박용 후판 가격은 60만원 전후로 파악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후판 가격은 톤당 80만원 수준까지 인상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원료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부담 만회, 글로벌 철강 시황의 호조세 등을 반영해 후판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53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5% 감소했다. 2019년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2% 감소한 3조8689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철광석 가격의 급등을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t)당 161.8달러다. 2019년 1월 4일 톤당 72.63달러였던 때와 비교해 122.77% 급등했다. 지난해 1월 3일(톤당 91.13달러)과 비교해도 77.54% 오른 가격이다.
 

지난해 철광석 가격 추이. (달러/톤) [사진=한국자원정보서비스 캡쳐]

반면 조선업계는 후판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4분기에 조선 수주가 집중돼 업황이 회복된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불황을 이어가고 있다는 시각에서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국내 조선3사 모두 지난해 목표 수주를 달성하지 못했으며, 올해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한 분기 장사가 잘됐다고 호황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해 조선 3사의 조선 수주 목표 달성률을 보면 한국조선해양이 91%(100억 달러), 대우조선해양이 75%(54억1000만 달러), 삼성중공업이 65%(55억 달러) 수준이다.

조선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오히려 후판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조선업계가 '저가 수주' 전략을 취하며 수주를 따낸 만큼 후판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주를 했다고 해도 당장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후판 가격이 오르면 배를 만들고도 적자를 보는 상황에 처해 간신히 회복하고 있는 조선업계의 경영환경이 다시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LPG운반선. /한국조선해양 제공 [사진=한국조선해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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