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돌' 현대百그룹 비전 선포…정지선 회장 "2030년 40조 시대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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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1-0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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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간 성사시킨 굵직한 M&A 10건 기반으로

  • 뷰티·바이오·친환경 미래 신수종 사업 키운다

창립 50주년을 맞은 현대백화점그룹이 2030년 '40조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현재 매출의 두 배 수준 매출이다. 향후 10년간 적극적인 기업 M&A(인수합병)를 통해 미래 경쟁력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든든한 수익원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목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4일 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열었다. 그는 "불확실성이 상시화된 상황에서 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창출해 내기 위해 '비전 2030'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반세기 동안 숱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지속해온 저력을 바탕으로 '비전 2030'을 지렛대 삼아 100년 이상 지속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그룹 신사옥 전경.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10년간 M&A로 마련한 신사업 확장 전략 시동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코로나19 상황에도 과감하게 성사시킨 M&A 3건을 기반으로, 올해는 포트폴리오 확장에 드라이브를 건다. 유통, 패션, 리빙 등 3대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와 시너지가 예상되는 뷰티·헬스케어·바이오·친환경·고령친화 등의 분야를 미래 신수종(新樹種) 사업으로 정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 한섬은 2019년 사업 목적에 화장품 사업을 추가했으며, 지난해 5월 코스메슈티컬 전문기업인 한섬라이프앤(구 클린젠코스메슈티칼) 지분 51%를 인수했다. 같은해 8월에는 현대HCN으로부터 분할된 현대퓨처넷은 천연 화장품 원료 시장 1위 기업인 현대바이오랜드(구 SK바이오랜드)를 인수하며 브랜드 사업체에 이어 화장품 제조업체까지 발을 넓혔다. 

현대바이오랜드의 주력 사업 중 하나는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사업이다. 건기식과 가정용 의료기 등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는 '셀프 메디케이션(Self-Medication)' 연관 서비스를 출시하고, 온·오프라인 헬스케어 전문 플랫폼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바이오 원료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바이오 원료(항산화, 피부개선)와 바이오 의약품(세포 치료제 등), 메디컬 소재(상처 치료용 소재 등) 개발 및 제조에도 나선다. 이와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M&A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그린푸드가 인수한 국내 복지몰 1위 이지웰 사업도 키운다.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단체급식 사업 부문을 대체하고 그룹 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복지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역량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유통 부문은 백화점·아울렛·홈쇼핑·면세점을 주축으로 이커머스 강화에 속도를 낸다. 더현대닷컴과 현대식품관 투홈을 전문화, 라이브 커머스 사업도 확대한다. 현재 13조2000억원대의 매출 규모를 2030년에는 29조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상권 특성에 맞춰 식음료(F&B)를 구성해 운영하는 '푸드 플랫폼(셀렉트 다이닝)'과 뷰티·리빙·패션 등 상품으로 구성된 '근린형 유통 플랫폼' 진출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국내 1위 헬스앤뷰티(H&B)스토어 CJ올리브영 프리IPO에 전략적투자자(SI) 자격으로 참여한 이유다.

패션 부문은 한섬 고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운 새로운 패션 브랜드 론칭하고, 고기능성 화장품 분야와 디자인 소품을 취급하는 라이프스타일 분야에도 진출한다. 이를 통해 매출 규모를 지난해 1조2000억원에서 2030년 약 2조원대로 확대한다. 리빙·인테리어 부문은 10년 뒤 매출 규모를 현재의 두 배 수준인 5조1000억원대로 키운다. 현대리바트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IoT(사물인터넷)·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T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홈' 구현에 나선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가운데).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정지선표 '진출→안착→확장' 경영 계속된다
정 회장은 지금까지 늘 '신사업 진출→안착→확장' 경로를 밟았다. 한 번에 크게 시작하기 보다 일단 시작해 가능성이 보이면 대대적으로 투자해 폭발적으로 키우는 방식을 택해왔다. 2007년 취임 후 '비전 2020'에서 대형 M&A를 예고한 뒤 10여건의 M&A를 진행했다. 10년간 사용된 투자금은 1조4066억원에 달한다.

패션 부문에선 2012년 한섬 인수로 발을 담근 뒤 사업이 잘되자 2017년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추가로 사들였다. 단 두 번의 M&A로 국내 패션업계 '빅4'로 도약했다. 리빙·인테리어 사업도 마찬가지다. 2011년 리바트 인수로 가구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매출이 계속 늘자 작년 미국 최대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소노마 국내 독점 판권을 확보, 건자재 기업 한화L&C까지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주력인 유통 분야에서도 이 경로는 똑같다. 아울렛 사업이 대표적이다.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등 수도권에서 아울렛을 우선 냈다. 사업이 안착하자 지방으로 진출했으며, 프리미엄아울렛도 냈다. 지난해만 2개 점포(대전점, 스페이스원)를 출점했다. 면세점도 그랬다. 동대문점을 먼저 내고 인천공항점으로 넓혔다.  

정 회장식 경영 전략은 현재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 중인 '토탈 라이프 케어 기업'의 초석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결과 2010년 7조8000억원이던 그룹 매출은 10년이 지난 2020년 20조원까지 늘어났으며, 재계 순위(2019년 자산 기준)도 22위로 2010년(30위)보다 8계단 상승했다. 그룹 전체 부채비율(2019년 기준)도 38.4%로 10년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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