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 접종 후 22일부터 80% 감염 예방...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보급 '가속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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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2-3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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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회차 접종 12주 후로 지연'...英, 고육지책 동시에 과감한 실험 선봉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AZD1222'(ChAdOx1S)가 대규모 접종 보급에 초점을 맞춰 영국 정부의 출시 승인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 4주 동안 2회 접종하는 간격이 12주까지 늘어나며 전 세계 백신 보급 가속화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의 코로나19 백신인 'AZD1222'를 생산하는 영국 웨일스 렉섬 소재 제약사 웍하트의 의약품 생산시설을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30일(현지시간)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 세계 최초로 긴급 사용 승인을 내리면서 백신 접종 방식에 대한 변경 지침도 함께 발표했다. 해당 지침은 만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백신 1회분(각 0.5㎖)을 두 차례 접종할 것을 권고했다.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1차 접종 후 22일째부터 감염 보호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70~80% 예방효과가 12주까지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의 접종 방식을 1회차 접종 이후 2차 접종 사이의 간격을 4~12주까지 제시했는데, 이는 다른 백신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힌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BNT-162b2)나 모더나(mRNA-1272) 백신의 경우, 통상 1회차 접종 후 면역 효과를 증폭하기 위해 3~4주의 간격을 두고 2회차 접종(booster shot)을 시행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방식을 두고 "2회차 접종을 지연하는 대신 최대한 더 많은 사람이 1회차 접종을 받을 수 있게 하려는 영국 정부의 전략"이라면서 "최근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4만~5만대를 기록하고 있는 비상 상황을 고려한 고육지책"이라고 풀이했다.

NYT는 이어 "영국이 다른 나라들이 채택하고 있는 백신 접종 전략에서 탈피하고, 백신 접종 속도를 끌어올리는 실험의 선봉에 섰다"면서 "불확실하지만,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영국 의약당국은 앞서 승인한 화이자의 백신도 2회차 접종을 지연하는 전략을 채택할 예정이다.

특히, 영국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영상 2~8도에서 액체 상태로 보관해야 하고 접종 중에는 영상 2~25도의 온도에서 취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백신 운송·접종 체계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라 '1회차 접종 확대' 전략과 맞물릴 경우 대규모 백신 보급에 중대한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전체 인구의 70%가량이 백신을 접종할 경우 집단 면역을 형성해 대규모 코로나19 유행세를 종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 하버드대 소속 유행병학자인 마이클 미나 박사는 NYT에서 "정해진 시간 안에 더 많은 사람에게 접종할지, 아니면 2회 접종을 위해 백신을 냉장고에 묵혀둘지 여부를 선택하는 문제"라면서 "개개인이 아닌 인구 전체로 관점을 돌린다면,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것이 더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AZD1222'를[사진=AP·연합뉴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결과 보고서를 두고 연구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1회차 접종 후 감염예방 효과가 얼마나 지속할지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날 영국 정부가 공개한 백신 효능인 80%는 앞서 지난달 23일 아스트라제네카가 제출한 임상시험 결과 보고서의 평균 효능 '70.4%'보다 높아졌는데, 한 달여 기간의 연구 데이터로는 이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반론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도 30일 기자회견에서 저용량 투약의 효능이 분석을 통해 아직 완전히 입증되지 않았다면서 데이터 부족 문제를 시인했다.

백신 출시사인 화이자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1회차 접종 효능에 대한 연구 자료가 2회차 접종 시기 이상의 예방 효과까지 포함하지 않는다"면서 "감염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해 2회차 접종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논란에도 세계 각국은 영국 정부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 소식을 반기는 모양새다. 4달러 내외의 저렴한 가격과 까다롭지 않은 유통 조건이 의료 인프라를 갖춘 부유 국가들뿐 아니라 빈국 모두에도 백신 보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정부의 승인 발표 직후, 아르헨티나와 엘살바도르 등 남미 국가들도 해당 백신을 승인했고 인도도 곧 승인 검토에 착수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 역시 유럽연합(EU)에 백신 승인을 서두를 것을 촉구했다.

반면,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날 성명에서 백신 조기 승인을 위해서는 품질·안전성·효능 문제에 대한 추가 정보가 필요하다는 신중한 입장을 냈고, 미국 초고속작전팀은 미국 내 3상 임상시험을 완료하는 내년 4월께나 승인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대의 코로나19 백신인 'AZD1222'를 생산하는 영국 웨일스 렉섬 소재 제약사 웍하트의 의약품 생산시설을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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