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IT업계 총결산] ④ 코로나 사태 주춤한 IT시장, 공공이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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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0-12-2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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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세계 IT시장 위축, 국내 SW산업 성장도 멈칫

  • 공공SW·ICT사업은 첫 5조원 돌파…전년비 11.8%↑

  • 하반기 수천억원 추경예산 '디지털뉴딜' 본격 가동

  • SI 빅3, 코로나19 영향 지속…클라우드·AI인재 중용

  • 코로나19 이후 민간IT지출 삭감…디지털전환 기회

IT 산업계 안에서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작용한 방향은 세부 업종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비대면 일상과 업무를 지원하는 디지털서비스를 직접 제공하거나 그 기반 인프라를 공급하는 업종에는 급증한 수요에 따른 호황이 있었다. 반면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일반 기업들의 IT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시스템통합(SI) 업종에는 일시적인 빙하기가 찾아왔다.

SI업계 전통적 '빅3'로 묶이는 삼성SDS·LG CNS·SK㈜ C&C, 3사의 올해 실적이 이를 방증했다. 공시된 1~3분기 실적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졌던 올해 2분기 3사 실적이 공통적으로 타격을 받았다.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가시화된 3월을 포함한 1분기는 상대적으로 덜 심각했지만, 3분기 누적 실적으로 보면 하반기까지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성SDS의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은 5조27억원, 영업이익은 367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5.2%, 19.5% 감소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7.5% 감소한 2조7761억원, 영업이익은 24.0% 감소한 1967억원이었다. 특히 2분기 IT서비스 사업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5.9% 감소하면서 전체 실적이 주춤했다.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1.7% 증가한 2조9682억원, 영업이익은 6.4% 증가한 2198억원을 기록했다. 이가운데 전년동기 대비 27.2% 증가한 물류사업 매출이 같은기간 2.9% 감소한 IT서비스사업 매출을 상쇄하면서 전체 실적을 높였다. 하지만 3분기 누적 매출은 7조98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4% 증가에 그쳤고 누적 영업이익은 11.5% 감소했다.

LG CNS의 연결기준 상반기 매출은 1조3587억원, 영업이익은 63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1.3%, 8.3% 감소했다. 삼성SDS만큼은 아니지만 역시 1분기보다 2분기 실적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5.4% 감소한 7219억원, 영업이익은 15.1% 감소한 393억원이었다.

LG CNS 3분기 매출은 7988억원, 영업이익이 571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0.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7.2% 증가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2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6% 증가했지만 누적 매출은 2조157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8% 감소했다.

SK㈜의 실적 공시 가운데 SK㈜ C&C의 별도기준 실적에 해당하는 '사업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8682억원, 영업이익은 11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5.1%, 41.7% 감소했다.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15.3% 감소한 4451억원, 영업이익은 72.5% 감소한 412억원이었다.

사업부문 3분기 매출은 4496억원, 영업이익은 423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4% 감소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1조317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 감소했고 누적 영업이익은 15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5.4% 감소했다.

 

2019~2024년 국내 IT서비스 시장 전망[사진=한국IDC]


시장조사기업 한국IDC는 올해 9월 보고서에서 국내 IT서비스 시장 규모가 일부 제한된 수요만을 바탕으로 전년대비 1.8%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작년 3.5% 이상이었던 증가율이 확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었다. 한국IDC는 코로나19로 제조, 물류, 운수, 유통 산업이 직접 영향을 받으며 두드러진 위축세를 보임에 따라, 기업 투자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한국IDC는 "상반기 공공 부문에서 등장한 대규모 SI사업과 코로나19로 인한 재택 및 원격 근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클라우드 도입 수요가 있었지만 대면 구축을 통한 프로젝트 진행의 어려움으로 전반적인 사업이 보류돼 전체적으로는 수요 위축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IDC의 향후 5년간 국내 IT서비스 시장 전망을 살펴보면 연평균성장률(CAGR) 1.5%를 바탕으로 2024년 9조7297억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한다. 작년 국내 IT서비스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3.5% 이상 증가한 약 9조원이었다. 전년대비 증가율은 올해 1.8%로 떨어진 뒤 꾸준히 낮아져 2024년 1.0% 수준에 가까워진다.

김경민 한국IDC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로 국내 IT서비스시장 신규투자가 감소하는 상황이지만 비대면, 자동화를 위한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챗봇 등 디지털기술 기반 신규수요는 증가하고 있다"며 "장기적 저성장세 속에서도 산업의 디지털화 기반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봤다.

공공IT시장이 민간시장에서 위축된 IT투자를 그나마 상쇄하는 역할을 했다. 민간의 IT투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위축될 수 있지만 공공 IT투자는 작년 계획된 사업의 예산으로 집행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이다. 올해 3월 정부가 공공SW·ICT장비 수요조사 결과로 발표한 2020년 공공부문 SW·ICT장비 사업 규모는 전년대비 11.8% 증가한 5조592억원이었다.

전체 공공SW·ICT장비 사업 가운데 'SW구축'이 3조7595억원(전년대비 4539억원, 13.7% 증가), '상용SW구매'가 3212억원(전년대비 201억원, 6.7% 증가), 'ICT장비구매'가 9785억원(전년대비 591억원, 6.4% 증가)으로 집계됐다. 전체 공공부문 SW·ICT장비 사업에 포함된 '정보보호' 관련 사업금액은 8229억원(전년대비 425억원, 5.4%증가)이었다.

올해 공공SW·ICT장비 사업규모는 2016년 4조원대 진입 이후 4년 만에 5조원대에 진입했다. 보건복지부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 구축 사업, 한국교육학술정보원 4세대 나이스 구축 사업 등 대규모 차세대 시스템 구축 사업 등 대형 SW구축사업이 추진되고 SW구매 사업 규모도 지속 증가한 결과로 분석됐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정부가 지난 7월부터 추진 중인 '디지털뉴딜' 정책은 국가예산을 통해 민간·공공 IT시장 확대를 유도했다. 디지털뉴딜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9월부터 본격화한 '데이터 댐' 사업, 중소벤처기업부의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 등이 전개됐다.

데이터 댐 사업에 올해 예산 640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이가운데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에 2만8000여명의 데이터 검수 인력을 모집하고 연결하는 크라우드소싱 기업과 산학협력단 등 584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AI 데이터 가공 바우처 지원'으로 2000여개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정부지원을 받아 765개 기업에서 공급하는 데이터를 활용했다.

또 AI 솔루션·서비스 도입비용을 지원해 이를 공급하는 중소기업에 시장을 만들어 주는 'AI 바우처' 사업에 155개 공급 기업과 209개 수요 기업이 선정됐다. 이밖에 군 의료 지원, 감염병 대응, 해안경계, 산단 에너지 효율화, 불법 복제폼 판독, 지역 특화산업 혁신, 국민안전 확보 등 7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AI 융합 선도사업에 53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중기부의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지원사업은 올해 3차 추경예산으로 확보된 2880억원을 투입해 화상회의, 재택근무, 온라인 교육, 보안솔루션, 컨설팅 등 서비스를 구매하는 8만개 중소기업·스타트업의 비용 부담을 덜어 주는 목표로 시행되고 있다. 올해 9월 비대면 서비스 공급기업 600여개사가 선정됐고 지난달 공급기업 추가모집이 진행돼 현재 심사 중이다.

올해 민간 IT시장 위축은 세계적으로 나타났다. IT시장조사기업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세계 IT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5.4% 감소한 3조6000억달러로 추산된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들이 주요 지출을 삭감한 영향을 IT시장도 받은 것이다. 내년 이 시장 규모는 3조8000억달러로 올해보다 4% 증가가 기대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준으로는 돌아가지 못한다.

다만 올해 민간 IT시장에서도 클라우드와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기회는 증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8월 발간된 SW정책연구소 '2019 SW산업 연간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국내 퍼블릭클라우드, AI 시장 증가율은 각각 전년대비 18.0%, 21.3%에 달해 이미 정체에 가깝던 작년 국내 SW시장에서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IT서비스 3사의 연말 임원인사·조직개편 결과도 이를 암시했다. 삼성SDS, LG CNS, SK㈜ C&C는 지난달말부터 이달초까지 단행한 임원인사를 통해 일제히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관련 분야 직책자를 신규 임원 또는 임원 승진자로 발령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대비 감소를 나타냈음에도, 클라우드·AI 사업 집중 전략은 주효했다고 판단한 모습이다.

 

2019년 소프트웨어산업 연간보고서의 소프트웨어 분야별 시장규모와 전년대비 증가율. [그래픽=임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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