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IT업계 총결산] ② “코로나 위기? NO!”... 인터넷기업 시대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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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12-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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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면 서비스 각광, 포털·게임사 역대 최대 실적 기록

  • 코로나19 장기화로 무기한 재택근무... 구글 인앱결제 강제 논란도

  •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가속... '카톡' 10주년, 생활플랫폼 진화

  • 4년 만에 중국 수출길 뚫릴 조짐... 정부, 14년 만에 게임법 개정 추진

2020년은 포털, 게임사를 포함한 인터넷 기업들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대면 서비스들이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이들은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는 등 코로나19의 수혜를 받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글로벌 테크 공룡의 패권에 맞서는 기업 간 합종연횡도 이어졌고, 4년간 막혀있던 한국 게임의 중국 수출길도 열릴 조짐이 보인다. 
 
네이버-카카오, ‘언택트 훈풍’에 사상 최대 실적
네이버는 올해 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의 비대면 서비스 매출이 크게 성장한 결과다. 네이버는 올해 3분기에 매출 전년 대비 24.2% 증가한 1조3608억원을 기록, 역대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자회사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 준비로 3분기부터 라인 매출을 제외하고 있는데, 라인 매출을 포함하면 2조원이 넘는다. 네이버의 분기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는 올해 3분기에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1조원을 돌파, 네이버의 턱밑까지 따라왔다. 카카오톡을 통한 광고, 커머스 사업뿐만 아니라 카카오페이, 카카오모빌리티 같은 신사업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한 결과다. 주요 매출원으로 자리잡은 카카오톡 기반의 광고 상품 ‘톡 비즈보드’ 매출도 매 분기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2분기에도 분기 매출이 1조원에 근접한 9529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대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韓 게임산업, 올해 코로나19에도 성장
국내 게임산업이 올해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도 크게 성장했다. 모바일게임이 전체 게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올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9.2% 증가한 17조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게임이 비대면 콘텐츠로 주목받은 결과다.

실제로 올해 국내 게임사들은 ‘코로나 특수’를 누렸다. 넥슨은 이번 3분기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고, 엔씨소프트도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47%, 69%나 증가했다. 이번 3분기에 처음으로 실적을 공개한 카카오게임즈는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냈다. 웹젠도 신작 모바일게임 ‘뮤 아크엔젤’, ‘R2M’의 흥행에 힘입어 처음으로 분기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IT기업들, 재택근무 일상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IT업계가 재택근무 체제를 계속 연장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소재 IT, 게임업계들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재택근무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재택근무 체제에 기한을 두지 않고 있다. 카카오는 전직원 재택근무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사무실로 출근해야 하는 직원은 별도의 출입허가를 받도록 했다. 카카오는 코로나19가 잠잠해지기 전까지 재택근무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10주년
2010년 3월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의 메신저 ‘카카오톡’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카카오톡은 출시 6개월 만에 이용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고 2011년 4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3분기 기준 월간 이용자 수(MAU)는 4579만명(한국 기준)을 기록, ‘국민 메신저’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톡은 그간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문자메시지(SMS)와 음성통화를 대체했고,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결제하고 송금하는 서비스도 추가됐고, 생일을 맞이한 친구에게 손쉽게 커피나 케이크 쿠폰을 주는 문화를 만드는 등 일상에 필요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생활플랫폼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아시아 테크 공룡’의 탄생?... 라인-야후재팬 경영통합 속도
구글과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의 패권에 대항하겠다며 지난해 말 일본 검색포털 야후재팬과 경영통합을 선언한 라인이 올해 이를 위한 지분 정리에 나서고 있다. 네이버와 Z홀딩스의 모기업인 소프트뱅크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변경 작업에 착수했다. 특히 지난 8월, 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라인과 야후재팬의 경영통합을 승인하면서 경영통합 준비에 더 속도가 붙었다. 라인은 지난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오는 29일 도쿄 증권거래소에서 자진 상장폐지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라인은 2016년 7월 상장 이후 4년 4개월 만에 일본 증권시장에서 사라진다.

양사는 시중의 모든 라인 주식을 공개매수해 자진 상장폐지하고, 라인을 소프트뱅크의 연결자회사로 편입, 라인이 수행하는 사업을 모두 Z홀딩스로 이전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Z홀딩스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절반씩 지분을 가진 조인트벤처 ‘A홀딩스’가 지배한다. A홀딩스 산하의 Z홀딩스가 라인과 야후재팬을 자회사로 두는 구조다. A홀딩스의 초대 회장은 이해진 네이버 GIO(글로벌투자책임자)가 맡고, 이 GIO는 소프트뱅크의 미야우치 겐 최고경영자(CEO)와 공동 대표도 맡는다. 라인과 야후재팬은 경영통합 후 간편결제 사업을 시작으로 메신저와 통신, 검색, 커머스, 핀테크, 광고, 인공지능(AI) 사업 영역에서 시너지를 창출해 성장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해진 네이버 GIO(왼쪽),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각 사 제공]

구글 인앱 결제 수수료 강제 논란
구글이 내년 10월부터 자사의 앱마켓인 구글플레이에 입점한 모든 앱에 ‘인앱 결제(In-app Purchase, 이하 IAP)’를 의무화한다고 밝혀, 국내 인터넷업계가 크게 반발했다. IAP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결제 시스템으로, 이용자가 사전에 체크카드,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두면 지문인식 같은 간편인증을 통해 쉽게 결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IAP 이용하면 구글이 30%의 수수료를 가져간다. 신용카드, 체크카드, 휴대폰 결제 등 외부 결제 수단의 경우 결제 수수료가 1~3%라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국내 인터넷업계와 스타트업들은 구글이 특정 결제 수단을 강요하는 건 시장지배력 남용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웹툰, 음원 등 주요 디지털 서비스의 가격이 올라 소비자후생이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에 정부 차원에서 인앱 결제와 관련한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며, 국회엔 특정 결제 수단 강제를 막는 ‘앱마켓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4년 만에 中 판호 받은 韓 게임
지난 3일, 컴투스의 모바일게임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이하 서머너즈 워)’가 중국 국가신문출판총서로부터 외자 판호를 받았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받아야 하는 허가권이다. 한국 게임이 중국에서 판호를 받은 건 2017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컴투스의 판호 발급으로 국내 게임업계는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판호 규제를 풀었다는 시각은 확대 해석이라고 지적한다.
 
엔씨소프트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창단 첫 우승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가 지난 11월 24일, 창단 9년 만에 처음으로 KBO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확정한 후 NC다이노스 선수들은 우승 트로피 대신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 ‘리니지’의 희귀 아이템 ‘집행검’을 뽑아 올리는 세레머니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구단주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도 주목받았다. 야구광으로 알려진 김 대표는 올해 NC다이노스의 통합우승을 보기 위해 중요한 순간마다 경기장을 찾았다. 그는 올해 KBO 개막을 앞두고 코치진과 1·2군 선수들이 언제 어디서나 자신과 타 구단 선수들의 영상과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도록 애플의 신형 아이패드를 지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데이터 분석, 자율적인 선수단 운영 등이 NC다이노스의 우승 비결로 손꼽힌다. 엔씨소프트는 NC다이노스를 창단한 해인 2011년에 사내 데이터정보센터 내에 야구 데이터팀을 신설했고, 2012년엔 NC다이노스 내 데이터팀을 신설해 '데이터 야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3년 독자 기술로 개발한 모바일 전력분석 시스템 '디라커'를 개발해 코치와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 6차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 통합 우승을 차지한 NC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를 헹가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스포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
아시아올림픽평의회(Olympic Council of Asia, 이하 OCA)는 지난 18일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 e스포츠를 정식 종목으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들은 총 6개의 메달을 배정하기로 했다. 아시아e스포츠연맹(AESF)은 e스포츠 종목 선정을 위해 지난 17일 OCA 회원국을 대상으로 온라인 보고회를 진행, 그 당위성을 설명했다. e스포츠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스포츠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에 시범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바 있다.
 
넥슨 모바일게임 ‘V4’,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상
넥슨의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V4’가 ‘2020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했다. V4는 기술창작상 사운드, 그래픽부문에서도 수상했고, 이재섭 넷게임즈 실장의 우수개발자상까지 더해 총 4관왕에 올랐다.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전통적 게임 사용자를 타기팅한 사업성과 신규 사용자들을 유입할 수 있는 참신성을 모두 확보한 작품으로 평가된다”며 “뛰어난 캐릭터 디자인, 아이템, 세계관 등 게임 구성요소의 균형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양산형 RPG의 틀을 깨고자 노력했고, 향후 꾸준한 성장을 위한 콘텐츠의 다양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고 총평했다.

V4의 대상 수상은 넥슨이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메이플스토리’, ‘바람의 나라’ 같은 기존 인기 IP의 의존도를 탈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도 호평받았다.

 

넥슨 모바일게임 'V4' 이미지[사진=넥슨 제공]

정부, 14년 만에 게임법 전부 개정 추진
정부가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 전부 개정안을 공개했다. 게임산업법이 2006년 처음 제정된 지 14년 만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게임진흥원과 게임산업진흥단지, 게임산업진흥시설, 게임산업협의체를 만든다. 한국게임진흥원이 부활하는 건 11년 만이다. 게임진흥원은 게임 개발과 제작, 유통을 지원하고 해외 진출과 창업을 지원한다. 게임산업진흥시설은 게임사들이 입주할 공간을 마련해 자금과 설비를 제공한다. 게임업계를 위한 별도의 진흥단지도 조성하며, 문체부와 지자체의 공무원과 게임사 담당자로 구성된 게임산업협의체를 구성한다는 안도 담겼다.

게임을 심의하고 이용 연령 등급을 부과하는 지금의 게임물관리위원회를 게임위원회로 이름을 바꿔 사후 관리감독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추가했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이용자들에게 알려야 하는 조항이 신설됐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이용자가 어떤 아이템을 얻을지 구매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유료 게임 콘텐츠를 말한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 계열사 중 첫 IPO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9월 카카오 계열사 중 코스닥 시장에 처음 입성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의 두 배로 시작해 상한가까지 치고 올라가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해 주목받았다. 카카오게임즈는 IPO로 확보한 자금을 유망 개발사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PC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엘리온’ 출시를 시작으로 캐주얼게임까지 다양한 장르의 선봬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겠다고 카카오게임즈는 강조했다. 

 

[사진=카카오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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