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대목 끝났다”…암울한 주류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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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0-12-1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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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흥용 주류시장 코로나19 직격탄…가정용 비중이 ‘역전’

  • 주류도매업체 “매출 70% 빠져… 1~3월 비수기 어쩌나”

17일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식당가 모습.[사진=연합뉴스]


#. 서울의 한 주류도매업체에서 일하는 A씨(38)는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이후 일주일에 두 번 출근한다. 유흥주점과 호프집, 식당 등 소매점의 주류 주문이 확 줄었기 때문이다. 매출은 최근 70%가량 빠졌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3단계로 격상되면 상황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연말 성수기인 12월 장사는 이미 끝났다”며 “1월부터 3월은 비수기인데 벌써부터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주류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되면서 주류소비가 크게 줄었다. 수도권의 경우 오후 9시 이후 주점이나 식당 문이 닫히면서 유흥용 주류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주류업계에서 더 큰 부분을 차지하던 유흥용 시장은 가정용 시장에 자리를 내줬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이 줄면서 유흥시장 주류 매출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이 나오면서 주류업계에 부는 한파는 한층 강해지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연말에는 유흥용 주류 매출이 20~30%가량 늘어난다. 하지만 올 연말에는 이런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업계에서는 전체 유흥시장 매출이 최대 30%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암울한 전망마저 나온다. 주류도매업체의 한 관계자는 “보통 9시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바 같은 경우 영업을 하지 못해 주문도 거의 들어오지 않고 집합금지 명령을 받은 유흥주점 매출은 제로(0)인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류시장에서 유흥용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반면 가정용 시장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코로나 시국 이전 35%에 불과했던 가정용 시장 비중은 최근 60~70%까지 확대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만 반사이익 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정용 주류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전반적인 매출 감소를 상쇄하긴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주류업체들 “홈파티 겨냥 ‘와인’ 팔자”

유흥용 주류시장이 사실상 ‘셧다운’ 위기에 놓이자 주류업체들은 마케팅 초점을 가정용에 맞추고 있다. 특히 홈파티 수요가 늘며 와인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1∼10월 와인 수입량은 4만2640t에 달해 연간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하이트진로는 이달 프랑스 부르고뉴의 4개 포도원(도멘)에서 생산된 고품질 와인 11종을 출시했다. 지난달엔 호주산 그랑크뤼 와인 ‘히킨보탐’, 남프랑스 지역의 내추럴와인을 연달아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도 미국산 ‘파츠 앤 홀’, 2020년산 햇 와인인 ‘보졸레 누보’ 3종 등을 잇따라 내놨다.

‘임페리얼’ 위스키를 판매하는 드링크인터내셔널의 자회사 인터리커는 프랑스 보르도 와인 ‘무똥까데’의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식당이나 주점의 야간 영업이 제한되면서 홈파티 등으로 주류 소비문화도 바뀌는 분위기”라며 “당분간 와인 판매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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