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해야 하나요?"...코로나는 코로나, 민노총은 갈 길 간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경태 기자
입력 2020-11-24 16:3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민주노총 25일 총파업 강행...정세균 총리, "민주노총 집회 재고해달라"

  • 노동계 내부에서도 "때 아니다" 목소리...소외계층 여론 싸늘해져

김재하 비상대책위원장 등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2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일 노동법 개악 저지와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한 총파업 총력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한민국 수도에 '멈춤'을 안겼다. 3차 유행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 격상됐다. 다만, 노동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계획된 집회는 강행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노동계의 눈치를 볼 뿐이다. 기업은 냉가슴만 앓는다. 대입 수능을 코앞에 둔 수험생들은 어디 하소연할 곳을 찾기도 힘들다. 수험생들조차 "집회를 지금 꼭 해야만 하나요"라고 물을 정도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코로나19 확산 우려와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도 예정대로 25일 총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24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일(25일) 노동법 개악 저지와 '전태일 3법' 쟁취를 위한 총파업 총력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민주노총은 지난해에는 3월과 7월 한 차례씩 총파업을 했다. 

이제서야 정세균 총리가 총대를 멨다. 정 총리는 이날 민주노총이 집회를 강행하기로 한 것에 대해 재고를 요청하며 엄정 대응 방침을 알렸다. 정 총리는 페이스북에 "지금 상황에서 방역 협조보다 더 큰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는 없을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방역을 흔드는 집회에 무관용의 원칙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부가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총파업 자제를 요청한 것에 대해 "정부와 국회는 방역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민주노총을 희생양으로 삼으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일축했다.
 

한국GM에 이어 기아차도 끝내 부분파업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의 도미노 파업 우려가 현실화했다. 코로나19 위기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노조의 잇따른 파업으로 피해는 협력업체 등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연합뉴스]


민주노총이 강행하는 총파업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완성차 업계의 파업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10월 30일부터 최근까지 산발적으로 이달까지 5차례의 부분파업을 진행해왔다. 

기아차 노조 역시 이날 부분파업을 예고했으나 회사 측과 한 차례 더 교섭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여전히 파업 가능성은 열어놨다. 

노동계의 이 같은 파업 강행을 두고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이렇다 할 비판의 메시지도 내지 못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와 여권의 지지세력이 노동계에 집중돼 있다 보니, 노동계의 목소리만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급랭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연쇄적인 노동계의 파업이 기업 경쟁력 악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의 시선을 감추지 못한다. 그렇다고 직접 노조를 겨냥하지도 못한다. 자칫 노동계를 자극해 파업 기간이 늘어날 수도 있어서다. 

노동계의 파업 강행에 여론도 심상치 않다. 코로나19로 살 길 찾기에도 버거운 영세 자영업 등 취약계층과 특고(특수형태 근로노동자) 등 사각지대 노동자들은 오히려 소외된 처지를 한탄한다. 

서울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한모씨는 "이달 중에 폐업 여부를 결정지어야 할 판"이라며 "정부가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해도 한때이고 우리는 파업을 할 대상도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노동계 안에서도 자조와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익명을 요구한 노동계 한 인사는 "지금은 때가 아닌데, 이미 대중조직이 된 민노총이 이러면 이럴수록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며 "정치적으로도 보수 측에 비판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뻔히 알 텐데 파업 강행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한 위원은 "지난 7월 28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노·사·정 협약을 체결해 위기 상황을 함께 돌파해 나가자고 했다"면서 "노동조합이 파업권은 갖고 있으나 최대한 파업으로 가지 않고 문제를 풀 수 있도록 노력해주길 바라며, 대규모 집회는 재검토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