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고꾸라진 美 경제, '비둘기' 옐런이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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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라 기자
입력 2020-11-24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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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서 첫 여성 재무장관 나온다"

  • 경제와 방역 사이 균형 잡기가 핵심 과제

  • 온건파 옐런 재무장관설에 시장은 '환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의 초대 재무장관으로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지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위기라는 절박한 시국과 맞물려 재무장관으로 인준된 옐런 전 연준 의장이 고꾸라진 미국 경제를 일으켜 세울지 이목이 쏠린다.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서 첫 여성 재무장관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바이든 당선인이 재무장관 후보자에 옐런 전 의장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공식 지명 후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옐런 전 의장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재무장관이 된다.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재무장관, 중앙은행장(연준 의장),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모두 역임한 최초의 인물이라는 수식어도 목전에 두고 있다.

옐런 전 의장은 아이비리그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저명한 경제학자다. 그는 하버드대 조교수, 연준 이사회 이코노미스트, 런던정경대 강사를 거쳐 UC 버클리 대학의 교수로 활동했다.

옐런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인 1997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으면서 본격적으로 공직에 발을 들였다. 이후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연준 부의장을 거쳤고, 2014년 2월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임명으로 역대 첫 여성 연준 의장 자리에 올랐다. 4년간 임기를 지낸 그는 연임을 희망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을 임명하면서 2018년 2월 연준을 떠났다. 퇴임 후에는 브루킹스연구소 특별연구원으로 일해왔다.

옐런이 다른 후보를 제치고 바이든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으로 급부상한 것은 민주당 내 그의 정치적 지형과 관련이 높다. 그는 민주당 내 중도와 좌파를 모두 아우를 만한 기조를 가진 인물로 꼽힌다. 초대 재무장관 자리를 놓고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와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도 검토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 진보 색깔이 강해 인준 과정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찬성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민주당의 상원 다수당 탈환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바이든 당선인으로서는 정치적으로 '안전한' 옐런 전 의장을 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제와 방역 사이 균형 잡기가 핵심 과제
전례 없는 팬데믹 시국에 차기 재무장관으로 낙점된 옐런의 최우선 과제는 단연 코로나19로 고꾸라진 경제 위기 극복이다.

미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내려진 봉쇄령 등으로 대량 실업 사태는 물론 소비 위축 등 다방면에서 충격이 상당하다. 내년 미국의 경제 전망은 더 어둡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내년 1분기(1~3월) 미국 경제가 전 분기 대비 연율 1% 역성장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미국 경제가 올 3분기 33%가량 급등했고 4분기에 2.8% 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 초에는 다시 후퇴할 것이란 얘기다.

이에 따라 옐런은 코로나19 확산 속에서 고꾸라진 경제를 살려야 하는 어려운 임무를 떠맡게 됐다. 특히 몇 달째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코로나19 추가 경기부양책 협상과 바이든 당선인의 공약인 증세안 마련 등이 그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일단 옐런은 팬데믹 이후 주저앉은 미국 경제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막대한 규모의 재정 지출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적극적인 재정 지출을 옹호하는 전형적인 케인지언(keynesian·케인스주의자)으로 평가받는다.

앞서 옐런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팬데믹이 경제에 심각하게 타격을 입히는 동안 대담한 재정 지출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었다. 특히 그는 의회가 실업자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대규모 부양책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때문에 옐런 전 의장이 미국 경제를 선두에서 이끄는 재무장관 자리에 앉으면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미국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부양책에 더 힘이 실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미국은 지금 독특하고 수많은 경제적 난관에 직면해 있다"며 "옐런 전 의장이 (의회 청문회 과정 등을 거쳐) 재무장관이 된다면 바이든 행정부에서 가장 까다로운 자리를 맡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온건파 옐런 재무장관설에 시장은 '환호'
월가는 옐런이 바이든 정부의 첫 재무장관 후보로 지명됐다는 소식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200p 안팎의 오름세를 보이다가 옐런의 재무장관 낙점 소식 직후 상승폭을 확대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27.79p(1.12%) 뛴 2만9591.27에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더블딥(이중침체)을 피해야 하는 과제를 앞둔 가운데 옐런이 경제 사령탑을 맡게 될 경우 적극적 재정 정책을 펼칠 것으로 기대돼서다. 또 옐런이 연준 의장 당시 보여준 '온건한 태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높다. 다코타웰스의 로버트 파블리크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준의 정책에 관해 옐런은 온건파 인물"이라며 "(금융)시장은 온건한 정책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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