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럽서 첫 마이너스 국채 발행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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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11-20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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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유럽서 5년물 -0.152% 금리 발행

  • 40억유로어치 발행에 160억유로 이상 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중국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 국채를 발행했다. 전 세계 저금리 기조 속 선진국들의 마이너스 국채 발행 대열에 중국도 합류한 것이다. 
 
中, 유럽서 5년 만기 마이너스 0.152% 금리 발행
19일 중국경제망에 따르면 중국 재정부는 전날 밤 모두 40억 유로(약 5조2900억원) 규모의 유로화 표시 국채를 발행했다.

이중 7억5000만 유로 규모의 5년 만기 국채가 연 -0.152% 금리에 발행됐다. 함께 발행한 20억 유로어치 10년 만기 국채와 12억5000만 유로어치 15년 만기 국채 금리는 각각 연 0.318%, 0.665%다.

이는 중국이 2004년 유로화 국채 발행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11월 재개한지 1년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해에도 올해와 동일한 40억 유로어치 국채를 발행했지만, 마이너스 금리는 없었다. 당시엔 7년물 금리가 연 0.197%로 가장 낮았다.

특히 중국 정부가 마이너스 금리에 국채를 발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마이너스 금리 채권은 투자자들이 웃돈을 주고 채권을 사는 것이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번 중국 유로화 국채 발행 주관 금융사 중 하나인 도이체방크는 "유럽 기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발행량보다 4.5배 많은 180억 유로어치 자금이 입찰에 몰려들었다"고 밝혔다. 그만큼 투자자들의 중국 투자 수요가 강력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중국 재정부는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이번 채권 발행은 중국 정부의 대외 개방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을 반영하며 국제 자본 시장과의 통합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중국 재정부 홈페이지 캡처]

中 마이너스 국채 '인기몰이' 이유
중국 국채가 인기몰이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 이후 세계 각국이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리를 내리고 돈을 풀면서 채권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반면, 중국 경제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무엘 피처 도이체방크 중국 채권자본시장 본부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코로나19 사태 진정세로 중국 경제의 '브이(V)'자 회복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중국에 더 많이 노출되고 싶어한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마이너스 금리에도 불구하고) 중국 국채를 포트폴리오에 넣어야 하는 안전자산으로 평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마이너스 금리인데도 펀드 매니저들이 국채를 사들이는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유럽중앙은행(ECB)이 국채를 계속 매입하면서 펀드매니저는 시세 차익을 남겨 유럽중앙은행에 팔아넘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WSJ는 진단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마이너스 금리라도 일단 사면 어차피 유럽중앙은행이 더 높은 가격에 사준다는 얘기다. 

이밖에 중국 국채 마이너스 폭이 유럽 다른 국가보다 적다는 점도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독일의 5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날 -0.74%를 기록했다. 따지고 보면 중국 국채가 다른 국가보다 평균 0.3%포인트가량 높은 셈이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중 갈등 속 달러채 의존도 낮추기 의도도
중국으로서도 유로화 국채를 발행하면 얻는 이득이 많다. 마이너스 금리니 국채 발행 비용도 줄어드는 데다가, 미·중 간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애티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 투자 매니저는 "중국이 마이너스 금리로 국채를 발행했다는 것은 미국 달러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췄다는 데도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아울러 이는 중국이 그만큼 유럽 시장을 중시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중국 재경망은 유로화 국채의 성공적인 발행으로 향후 유럽에서 중국계 기업과 금융기관들의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한층 원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최근 중국 정부의 금융시장 개방 확대 정책, 위안화 강세 등에 힘입어 중국 국채 투자 매력도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중국 국채는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글로벌 채권지수(BBGA), JP모건 글로벌 신흥시장 국채지수(GBI-EM)에 이어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 WGBI에도 편입될 예정이어서 앞으로 더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 국채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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