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야기-렉스턴 상] 왕과 영웅이 만나다... 쌍용차 전환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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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11-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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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과 영웅이 만났다.’

무협 소설에나 나올 법한 문장이지만, 최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을 관통하고 있는 말이 됐다. 쌍용자동차의 대형 SUV ‘렉스턴(REXTON)’ 신차와 가수 임영웅이 전속 모델로 만나 시너지를 내며, 업계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이다.
 

쌍용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렉스턴' 초기 모델.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 임영웅 삶의 궤적과 쌍용차 브랜드 역사 ‘유사’

이 둘의 만남은 비슷한 삶의 궤적과 브랜드의 역사부터 화제가 됐다. 임영웅의 영웅이라는 이름은 중국의 신화적 배우 주윤발 주연의 홍콩영화 ‘영웅본색’을 좋아했던 아버지가 ‘세상을 구하는 영웅, 우리의 영웅’이라는 뜻을 담아 지었다고 한다.

5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운 형편에서도 예체능에서 다양한 끼를 드러내며, 주목받았다. 대학교 때는 경기 포천의 한 가요제와 공영방송 KBS의 유명 가요 프로그램 ‘전국노래자랑’ 등에서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였다.

이 같은 재능이 있었지만 무명 가수 시절도 있었다. 생활고로 군고구마 장수, 편의점과 식당 아르바이트 등으로 삶을 이어가야 했다. 하지만 그의 인생도 반전이 찾아왔다. 종편방송 TV조선의 트로트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에서 본연의 매력을 발휘하며 일약 스타덤에 오른 것이다.

렉스턴도 시작부터가 남달랐다. 렉스턴은 1990년대 후반 쌍용차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속에서 야심 차게 내놓은 고급 브랜드다. 사실 좀 더 엄밀히 따지면 1998년 쌍용차가 대우그룹에 인수되며, 당시 국내 최고의 자동차 회사 중 하나였던 대우차의 기술도 녹아들었다.

실제 렉스턴의 초기 모델 외관만 따지면 대우차의 중형 세단 ‘레간자’를 디자인했던 이탈리아 디자이너인 조르제토 주지아로의 손길이 그대로 담겼다. 하지만 2001년 9월 출시는 오롯이 쌍용차가 담당했다. 대우그룹이 IMF 사태의 직격타를 맞으며 공중분해돼 분리매각된 덕분이다. 쌍용차도 당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개발이 거의 완료된 상태라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렉스턴을 선보였다.

‘대한민국 1%’라는 슬로건으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통 프리미엄 SUV를 표방한 렉스턴은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출시 이듬해인 2002년 4만7300대가 팔리며 국내 SUV 시장 수요를 크게 확대했다. 쌍용차가 16만10대라는 역대 최고치의 연간 판매량을 기록했던 해이기도 하다. 2001년 우수산업디자인(Good Design) 운송기기부문 산업자원부장관상 등 수상 실적도 수두룩하게 많다.

품질과 디자인, 마케팅 등이 한데 어우러져 최고의 시너지를 낸 결과다. 3명의 운전자 체형을 기억할 수 있는 메모리 기능, 레인센서 등 당시 국내와 세계 최초라는 다양한 수식어가 들어간 첨단기술이 총망라돼 제작됐다.

대한민국 1%라는 슬로건은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1%의 대표성과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담으며, 소비자를 유혹했다. ‘왕가(王家)’를 의미하는 ‘REX’와 ‘품격’ 또는 ‘기조’를 뜻하는 영어 ‘TONE’의 합성어 렉스턴이라는 브랜드 이름도 그 지위를 한층 높여줬다.

◆투자 못 했던 암흑기... 소비자 마음 떠나

그러나 암흑기도 있었다. 이후 2017년까지 ‘뉴 렉스턴’, ‘렉스턴Ⅱ’, ‘슈퍼 렉스턴’, ‘렉스턴W’로 네 차례의 부분변경을 거쳤지만 완전변경 모델 없이 수명을 연장하는 수준이었다. 무려 16년간으로 참신함이 떨어지자 소비자들의 마음은 하나둘 떠나갔다.

원인을 따지자면 제대로 된 주인을 만나지 못하며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은 탓이다. 쌍용차는 고(故) 하동환 한원그룹 명예회장이 1954년 설립한 하동환자동차를 시초로 한다. 1977년 동아자동차로 이름을 바꿨고, 1986년 쌍용그룹이 인수되면서 쌍용차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재계 5위권을 오르내렸던 쌍용그룹 계열사였던 시절이 쌍용차의 전성기였다. 이후 대우그룹과 2000년 채권단을 거쳐 2005년에는 중국 상하이차라는 최악의 주인을 만났다. 이들은 쌍용차가 보유한 기술에만 눈독을 들이고 약속했던 투자에는 관심이 없었다. 결국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이어 2010년 철수하면서 큰 비판을 받았지만, 이미 쌍용차의 위상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였다.
 

지난달 4일 진행된 '올 뉴 렉스턴 랜선 쇼케이스X임영웅' 행사에서 광고 모델 가수 임영웅이 쌍용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 뉴 렉스턴' 옆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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