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1년 전 "집값 원상회복" 약속…이제는 "집값 안정"으로 선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재환 기자
입력 2020-11-10 06: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발언 수위 낮아지자 망설이던 매수자들 행동 개시

  • 한 해에 7억→10억…"정부 믿었다가 망했다" 한탄

약 1년 전 집값이 “원상회복돼야 한다”고 강조했던 문재인 대통령은 “안정화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하겠다”며 발언 수위를 낮췄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 정부 3년간 폭등한 집값을 유지하겠다는 얘기냐며 반발하는 분위기다.

9일 강남구 A공인 대표는 “대통령 메시지 하나에 수요자들은 상당히 민감하게 움직인다”며 “안정화라고 하면 시장에서는 집값이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집값이 가파르게 올라온 만큼 최고점에서 매수할 수 있다는 수요자의 불안감을 문 대통령이 해소해준 꼴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KB국민은행 통계로 지난 9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한 상황에서 한 해에 집값이 안정적으로 3%만 올라도 3000만원이 오르는 식이다.

이는 서울 직장인 평균 연봉 2676만원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도 따라갈 수 없는 수준이다.

 

[사진 = 연합뉴스]

구로구 B공인 대표는 “작년 초만 해도 문 대통령이 집값 원상회복 등 강경한 의지를 보여줬을 때 이 메시지를 믿는 사람들은 실제로 매수를 망설이기도 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는 기다린 사람들만 바보가 됐는데, 이제는 정부조차 집값을 못 꺾는다는 걸 인정한 것으로 비춰서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B공인 인근 신도림 태영데시앙아파트 전용면적 84㎡ 실거래가를 보면 이번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5억1000만원에서 올해 8월 10억7000만원까지 올라왔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를 발표한 후 올해 2월만 해도 7억원에 불과했다. “대통령 믿었다가 영영 집을 못 사게 됐다”는 한숨이 나오는 이유다.

매매 외에 전세를 선택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전국이 191.1, 서울은 191.8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1부터 200까지 산출하는 이 지표는 수치가 높을수록 전세 수요가 공급을 웃돈다는 의미인데, 현재 극단적인 공급 부족 상태다.

정부가 임차인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임대차3법(전월세신고제·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은 시장에서 오히려 방해물로 취급받는 모습이다.

직방이 지난달 10월13일부터 26일까지 직방 앱 사용자 1154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보면 응답자 중 64.3%가 전·월세 거래에 임대차3법이 “도움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