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미진 수젠텍 대표 “K-진단키트, 글로벌 공략할 기술력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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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림 기자
입력 2020-11-1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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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출 전년 동기 대비 2000% 이상 증가

  • 올 2분기 흑자전환…실적 급성장

  • 코로나19 이후 대응…모바일 앱 개발

손미진 수젠텍 대표. [사진=수젠텍 제공]


“인플루엔자의 경우 치료제인 타미플루가 개발되면서 치료제 처방을 위해 일반 감기와 구분하는 진단이 필요했고, 이에 항원 신속진단키트 시장이 열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서 질병 자체가 종식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치료제나 백신 처방을 위한 진단키트가 계속 필요하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전망하며 글로벌 유통망을 보유한 다국적 기업들과 협업해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 코로나19 진단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의 말처럼 진단키트의 시장성은 높게 점쳐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국내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 금액은 약 1조3956억원으로, 지난해 체외 진단키트 전체 수출액(4855억원)과 비교해도 187% 증가했다. 연말까지는 이 수치의 200%를 상회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진단엔 분자진단(RT-PCR)과 면역진단인 항체진단, 항원진단 방식이 있다. 현재 197개 제품이 수출용으로 허가돼 인도, 미국, 브라질, 이탈리아 등 전 세계 160여개 국가에 총 3억4723만명 분이 수출됐다. 분자진단 방식 100개, 항원 27개, 항체 70개다.

손 대표가 이끄는 수젠텍은 바이오 기술을 토대로 질병을 진단하는 전문업체로, 코로나19 항원·항체 등 진단키트를 생산한다.

지난 2011년 12월 손 대표를 비롯해 LG화학 연구원 출신 3명이 함께 창업한 후 지난해 5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상장 당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이익을 내지 못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진단키트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00% 이상 증가하면서 올해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급성장 중이다.

수젠텍의 이같은 성장세엔 탄탄한 기술력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수젠텍은 이미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기업데이터로부터 모두 ‘A’ 등급을 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코로나19 진단키트도 마찬가지다. 항체 신속진단키트는 국내 최초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승인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항원 신속진단키트로 독일 연방정부 보건국 승인을 획득했다. 최근엔 코로나19-인플루엔자 동시 신속진단키트가 식약처 수출허가를 받았으며, 항원 신속진단키트의 FDA 승인도 추진 중이다.

손 대표는 “항체는 스페인부터, 항원은 독일부터 시작해 유럽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번에 계약한 다국적 진단기기 회사 다이아시스는 진단회사 중 가장 큰 회사인데, 유통망이 큰 회사이기 때문에 계약 물량보다 훨씬 더 많은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항체 신속진단키트에 대한 국내임상을 완료하고 지난달 식약처에 제조허가를 신청했다. 빠르면 이달 내로, 늦으면 연말 안에 승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젠텍은 각국 보건당국의 상황과 방역 정책에 맞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분자진단은 세 가지 방법 중 정확도가 가장 높지만 고가의 의료장비와 인력이 필요해 남미 등 의료 여건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선 분자진단보다 항체·항원 진단키트 수요가 많다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선 치료 경과와 사후 관리 시장을 겨냥해 항체 진단키트 공급을 늘릴 계획이다. 그는 “코로나19는 잠복기가 길어 바이러스가 발현될 때 이미 항체가 형성되기도 한다. 그래서 항체 진단키트가 ‘진단용’으로 쓰이고 있는데, 사실 항체 진단키트는 질병 치료 이후 체내 항체가 형성됐는지를 확인하는 용도로 쓰이는 게 맞다. (우리는) 면역 확인 및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판단하는지 용도로 항체 진단키트를 팔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백신 개발 업체와 제휴해 백신 효능을 확인하는 용도로 중화항체 진단키트를 공급할 계획이다. 백신이 개발되면서 면역 획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중화항체가 생성됐는지를 검사하는 진단키트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

그는 “백신 개발이 가시화되는 시점에는 중화항체 검사키트가 백신 개발 회사 및 전문 검사센터를 대상으로 매출이 확대될 전망”이라며 “현재 이 중화항체 제품은 미국 아벨리노랩에서 미국실험실표준인증(LDT 정식인증)을 진행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웅비메디텍을 통해 전문기관에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젠텍은 벌써부터 '넥스트 코로나'를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에 대한 감염 예측과 예방, 진단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모바일 앱을 개발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코로나19 항체진단을 하고, 그 진단 결과가 방역기관의 중앙서버로 집계된 후 지역별 및 여러 항목별 확진 추세 확인을 가능토록 해 방역당국의 업무를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수젠텍은 신종 감염병을 대비하기 위해 실험실 진단, 진료소 진단, 자가 진단 등 3가지 영역에서의 진단제품을 이미 내놨거나 개발하고 있다.

손 대표는 “코로나는 대부분 현장진단으로 쓰고 있는데, 규제가 열리면 셀프 테스트로 갈 수 있는 영역이다. 다른 감염병이나 질환도 마찬가지”라면서 “9년 전과 달리 치료제가 맞춤형으로 변화하면서, 예측·진단·예방이 중요해졌다. 우리가 하는 일들은 분석 검사에 가까운 것인데, 앞으로 더 바이오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 [사진=수젠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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