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검사 사표' 청원 30만명 훌쩍…국민 반감 청원으로 이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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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11-02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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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 글에 2일 오후 4시 30분 기준 30만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동의 의사를 표시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공개비판하며 反검찰개혁 의사를 밝힌 검사들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국민청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2일 오후 4시 30분을 기준으로 "커밍아웃 검사 사표 받으십시오!"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 글이 올라온 지 4일 만에 동의한 인원은 3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는 일부 검사들의 주장과 국민들의 인식 간 괴리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모양새다.

국민청원 답변 요건인 참여인원 20만명 동의가 충족됨에 따라 청와대는 곧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청원 성격을 고려해 법무부 장관이 직접 나서서 의견을 밝히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도 커밍아웃한다"…눈에 띄는 '특수통'
앞서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나도 커밍아웃한다"는 글을 검찰청 내부통신망 이프로스에 게시했다. 이른바 '反 검찰개혁' 의사표시를 한 셈. 이 게시물에는 "나도 커밍아웃한다"는 취지의 댓글이 잇따라 달렸다.

이 검사는 "내년부터 시행될 수사권 조정, 앞으로 설치될 공수처 등 많은 시스템 변화에도 불구하고, 검찰개혁은 그 근본부터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싶다"고 주장했다.

그는 "'역시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기로구나' 하는 생각에 다시금 정치를 혐오하게 됐다"며 "그 목적과 속내를 감추지 않은 채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이 남발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에 추미애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검찰의 비위 의혹을 다룬 기사를 공유했다.

지난해 8월 보도된 이 기사에는 2017년 당시 인천지검 소속 검사가 다른 검사의 약점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한 남성을 무리하게 수사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이 사건의 당사자는 글을 올린 이 검사로 알려졌다.

이후 추 장관의 페이스북을 글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며 일부 검사들이 반발했다. 대표적으로 최재경 박근혜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촌동생인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가 "저도 이환우 검사와 같은 생각이므로 저 역시 커밍아웃한다"고 동조 댓글을 달았다.

이와 관련해 모두 200여개의 댓글이 달린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평검사들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에 반대하며 검란의 조짐이 보인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댓글을 단 사람 면면을 살펴보면 특수부 출신이거나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도 포함돼 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팀, 2016년 발족된 반부패특별수사본부 등에 소속됐던 검사들의 이름도 여러 차례 등장한다. 

반면 검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자 원천봉쇄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임은정 대검찰청 검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은 지난 30일 ‘검찰 애사(哀史)’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임 연구관은 “어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실형이 확정됐다”며 운을 뗐다.

그는 2007년 검찰이 당시 이명박 대선 후보에게 제기된 BBK 주가 조작 공모와 주식회사 다스 차명 보유 의혹 등에 모두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을 거론하며 “적지 않은 국민이 우리 검찰을 사기꾼으로 생각하겠다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글에 한 후배 검사는 “죄송하지만 제게는 물타기로 들린다”며 “이제 부장님을 정치 검사로 칭하는 후배들이 있다는 것도 기억해 달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후배 검사 역시 “후배들이 이러한 사건을 두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데 동의 안 하겠느냐”며 “그런데 하필 월말에 참···”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비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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