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그 후] ①한반도 정세 급변할까…‘北 도발·비핵화 협상 재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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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0-11-0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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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략적 인내 없다"…결과 무관 '대화 재개' 기대↑

  • '협상방식' 관건…트럼프 '탑다운'vs바이든 '바텀업'

  • 북·미 의견차 여전, 美 대북정책 수립 전 교착 지속

  • 北 도발여부 '변수'…내년 상반기까지 없을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 대학에서 열린 대선후보 마지막 TV 토론회에서 공방을 벌이는 모습.[사진=AFP·연합뉴스]


제46대 미국 대통령을 결정짓는 미국 대선이 한국시간 기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반도 정세가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지 한·미 관계는 물론 북·미,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지난 8월부터 1차관 주재로 미국 대선 대비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미국 대선 동향과 대선 이후의 대응 방침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 통일부도 조직적인 TF팀은 아니지만, 미국 대선 전후로 관련 사항들을 정리하고 분석해 정부 대응 방침에 대한 협의를 내부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누가 되든 북·미 대화 재개될 듯···관건은 '협상 방식'

1일 외교·안보가 안팎에서는 어떤 후보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미국의 대외 정책 중 북한 문제가 그나마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든 바이든 후보는 대북정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적극적인 만남을 시도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세를 통해 김 위원장과 친분을 앞세워 재선에 성공하면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른 시일 내에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미국의 대북정책이 과거 오바마 정권의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고, 북·미 관계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됐고, 북한 문제가 이미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일정 부분 우선 순위로 오른 만큼 북핵 문제를 방치했던 ‘전략적 인내’로의 회귀는 없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최근 통화에서 “북한은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맺기를 원한다. 북한 입장에서는 바이든을 돌출 변수로 보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오히려 북·미 문제를 더 바람직하게 풀 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 실장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재선을 염두에 둘 것이기 때문에 북한 문제를 ‘전략적 인내’로 풀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다르게 전체적인 그림에서 단계적으로 (비핵화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웠던 ‘탑다운(Top-down)’ 방식이 아닌 실무적 협상을 중심으로 한 ‘바텀업(Bottom-up)’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풀 것이라는 의미다. 바이든 후보는 줄곧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은 “실패했다”며 ‘탑다운’ 방식의 대북 접촉을 비판해왔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제8차대회를 위한 궐기대회가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에서 열렸다고 지난달 17일 전했다.[사진=연합뉴스]

 
◆북·미 교착, 당분간 지속…北 무력도발 가능성은?

미국 대선 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된다는 전망과 함께 당분간 북·미 간 교착국면이 계속될 거란 관측도 동시에 존재한다.

비핵화에 대한 북·미의 입장차가 장기간 좁혀지지 않는 상황에서 ‘트럼프 2기’든 ‘바이든 1기’든 향후 미국의 대북(對北) 정책 방향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거란 이유에서다.

특히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새로운 외교라인과 정책을 구축하고,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까지 점검해야 하므로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홍 실장은 “아무리 바이든이 외교에 능수능란해도 빨라도 상반기에나 (대북정책 점검이) 가능하다. 종합적인 그림까지 고려하면 1년을 잡아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윤곽이 드러나야 북·미가 움직이고, 그전까지는 현재의 상황관리가 계속될 거란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고 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는 내부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나 방식 등을 지적하는 관료들의 저항이 심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합의한 것들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고, 북·미 관계가 틀어졌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면 2기 행정부를 자신에게 순응적인 관료들로 교체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인사청문회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최소 1~2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한편 홍 실장은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도 작게 점쳤다.

북한은 현재 미국의 대북 발언에 반응하지 않고 대내 활동에만 집중하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미 전략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이런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돌연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무력도발’로 지금까지 어렵게 관리해온 북·미 관계를 흔들지 않을 거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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