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금호리조트…아시아나 골프장은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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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0-10-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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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나 컨트리클럽 공식 홈페이지 발췌]


코로나19가 전 방위적 지각변동을 불러온 요즘, 뜻밖의 수혜로 골프장 몸값이 사상 최고로 치솟고 있다. 겨울철 이상기후 현상에 영업일 수가 증가해오던 가운데, 코로나19로 부킹수요까지 급증하면서 골프장들의 수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유례없는 초저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주요 기업들과 각종 기금, 펀드사들도 마땅한 투자자산이 없다 보니 골프장이 새로운 먹거리 산업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실로, 괄목상대할만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사실, 골프장은 일부 특별한 사업장을 제외하고는 영업권 외에 주요 자산이 골프 코스와 클럽하우스 등의 토지 및 구축물로 구성되어 있어 재무구조가 단순한 편에 속한다. 동시에 초기 거액의 투자비에 비해 부킹 판매 가용수준과 내장객이 한정될 수밖에 없어 성장성 업종에서는 배제돼 왔다. 이러한 특성으로 골프장 매매가는 편의상 홀당 금액으로 매매사례를 비교하기도 한다.

최근, 골프클럽 안성Q가 홀당 77억이 넘는 금액으로 매매가 됐는데, 이는 18홀 기준으로 1400억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해당 골프장은 과거 2013년에 기업회생절차에서 회원권채권에 대해 17%만 변제될 만큼, 회원권시장에도 충격을 안겨줬고, 당시 골프장 매각가도 730억대 수준으로 경기권역의 웬만한 골프장 건설비용 이하의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 컨트리클럽를 소유한 금호리조트가 매물로 나오면서 시장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아시아나 컨트리클럽은 36홀의 광활한 규모의 다양한 코스를 구비하였고 골프 8학군으로 불리는 경기 용인시의 요지에 있는 데다가, 영동고속도로 양지IC에서 근접해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아주 우수한 곳이다. 홀당 최고가를 경신한 안성Q에 비해서도 월등히 유리한 위치임은 분명하다.

특히, 용인지역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클러스터 지역으로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회원권 수요가 급증해왔고 앞으로도 관련 기업들의 투자와 입주가 본격화되면 골프에 대한 니즈(needs)가 앞으로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반영하여 비단, 아시아나 컨트리클럽 뿐만 아니라 용인지역 전체 골프 회원권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온 바이다.

게다가 용인시에 들어설 반도체 클러스터의 영향을 고려하면 향후 지속적으로 토지가치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지난 5월 용인시가 발표한 용인시 개별공시지가에 따르면 전년도 대비 평균 6.03% 상승했으나 아시아나 컨트리클럽이 속한 처인구는 7.02% 상승로 용인 시내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추세로 보면, 골프장 조성에 규제와 민원도 만만치 않지만, 이제 용인시에서 골프장 조성 용지를 확보하는 것은 가격부담과 지자체 규제까지 강화되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지론이다.

물론, 아시아나 컨트리클럽의 특수성에 따른 단점도 있다. 우선, 세제 기준에 따라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회원제 골프장이란 점이다. 회원권 보유자들의 자격승계와 회원권 채무를 짊어져야 하는 매수자 입장에서는 이들의 존재가 부담될 수도 있다. 최근 골프장 M&A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사모펀드들의 경우, 단기 수익성을 우선시하고 이후 매각차익을 고려할 것이기에 대중 골프장 M&A에 비해 예상보다 흥행이 저조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는 이유다.

또한, 매각 대상인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 컨트리클럽 외에 전국에 걸쳐 있는 5개의 콘도와 중국에 있는 웨이하이 골프장까지 엮여 있어 분리매각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코로나19에 국내 골프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반대로 콘도와 리조트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해외투어도 전면 금지되다시피해 대조적인 여건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호리조트에서 아시아나 컨트리클럽을 따로 분리해서 매각하는 조건을 예상해 볼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콘도 자산과 웨이하이 골프장을 현금화하는 데 불리하기 때문이 채권단 측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이번 금호리조트 M&A(기업 인수·합병)는 기존의 대중 골프장과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아시아나 컨트리클럽과 중국에 있는 웨이하이 골프장 그리고 전국에 걸쳐있는 리조트를 가치평가에 희석하되, 골프장과 리조트에 있는 회원들과 상생하는 구조로 인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유는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는 금호리조트의 전반적인 특성에 비추어보면, 일각에서 제시하는 것처럼 아시아나 컨트리클럽을 대중 골프장으로 전환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아시아나 컨트리클럽은 용인권을 대표하는 골프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회원권 가격(2020년 10월 27일 기준)이 최초 보증금에 비해 정회원권은 최대 3.1배로 높고, 일부 주중회원권은 3.7배까지 올라간다.

이러한 시세를 무시하고 골프장 장부상의 예수 보증금을 기준으로 보상하려고 한들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회원은 없을 것이다. 이를 제대로 보상하는 것도 인수자 측에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또한 분리매각의 경우에도 유불리에 따른 회원들의 반발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웨이하이 지분으로 분양된 회원권은 대부분 아시아나 컨트리클럽 혜택 연계를 이유로 구입을 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물론, 적정한 시세 보전이 어려운 상품으로 분류될 수도 있어 회원들을 설득하여 분양 보증금을 반환하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아시아나 컨트리클럽을 위주로 사용하던 회원들 입장에서는 이 역시 달갑게 수용할 수도 없을 듯하다.

결국, 기존 회원들과 어려운 협상을 두고 장기간 어려운 실랑이를 벌이기보다는 금호리조트 인수전에는 회원들이 납득할 만한 조건 제시가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차라리 역발상을 발휘해서, 회원자격을 승계하는 조건으로 인수하고 독자매각이 힘든 리조트까지 골프장과 연계해서 사용하거나 시너지를 낼 방안을 처음부터 접근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다만, 이상의 아시아나 컨트리클럽 특수성에 기인해서 인수대상자에 대한 범주는 기대보다 좁혀질 수도 있다. 회원제의 특수성을 수용하고 앞서 거론한 바와 같이, 단기적인 수익을 내기 위한 펀드사나 각종 공제회 자금보다는 자사 마케팅으로 전략적인 활용할 수 있는 대기업들과 협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현균 회원권애널리스트


*본 칼럼은 개인의 의견으로 아주경제신문사의 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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